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19.04.19
작은 반역자(叛逆者) 맹랑한 일이었다. 오늘부터 시험을 보러 가야 할 작은 놈이 간밤에 어디를 가서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여느 학기시험이 아니다. 옛날 과거하기보다도 더 힘이 든다는 입학시험을 보아야 할 날에 이 꼬락서니다. 그나마 간밤에만 알았더라도 어디 찾아라도 보았을 것을 아침에서야 떡 그런 소리다. 인수가 안 들어왔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리가 간밤 술이 채 깨지도 않은 준의 귀에 들려왔을 때도 그는 꿈을 꾸고 있거니 했던 것이다. 어찌된 일인지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 말소리가 현숙의 음성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현숙이가 지금 이 집안에 있을 리가 만무한 노릇이었다. 현숙은 지금쯤 저의 소원대로 평양에서 여판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 현숙이가 아이들의 입학시험 걱정을 하고 있을 제는 필시 꿈이리라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다만 개랑개랑하는 식모의 음성이 현숙이의 음성으로 착각이 되었을 따름이었다. 꿈이 아니라는 것이 깨달아지자 그의 의식은 그 무슨 쇠망치 같은 것한테 호되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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