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소개
연재시작일: 2020.09.04
어머니 일은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낮에 풀 먹여 밟기를 반복해 손질한 모시와 삼베옷을 앞 논 벼 포기 위에 널어놓았다가 밤이슬을 맞춰 촉촉해지면 숯불 다리미질을 하여 마무리 손질을 해야 했습니다. 봉숭아 꽃물을 손톱에 물들이려고 낮에 봉숭아꽃과 잎을 따 백반을 넣어 찧어놓고 손가락을 감싸줄 아주까리 잎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밤은 깊어가고 피어오르는 모깃불의 연기도 실같이 가늘어질 때쯤이면 연기를 타고 마당에 깔아놓은 멍석 위로 별들이 내려옵니다. 기다리다가 꾸벅꾸벅 조는 우리들 손톱에 어머니는 꽃물을 싸매주었습니다. 손톱 끝에 달린 봉숭아 꽃물은 저승 갈 때의 등불이라고 하셨습니다. 언니는 무서리 내릴 때까지 꽃물이 손톱에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그해에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나는 무명실로 꽁꽁 묶은 손끝이 저릿하고 아릿한 느낌도 예뻐질 손톱을 생각하면 즐거웠습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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