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품 리뷰/인터뷰
「2022년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사업」
vol. 5
[아가씨의 최애캐를 알려주세요]
카레고기, 나킨 작가 | 재담미디어
글 [카레고기 작가]
Q. <아가씨의 최애캐를 알려주세요> 스토리를 구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한 1년 전쯤 드라마 쪽으로 만들어보려고 스토리 기획을 시작했었고, 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급자족을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드라마 <응답하라 19xx>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보면서 개인적으로 서브 남주가 더 애틋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늘 순애보적이고, 다정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고도 결국 선택받지 못한 게 마음이 짠했어요. 하여, 저들이 연애하고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제가 재밌게 가장 잘 쓸 수 있는 여주인공 성격과 제가 보고 싶은 남주인공 모습을 모아 모아 구상하다 보니 이런 이야기가 탄생이 되었습니다.
Q. 신진스토리작가 지원사업에 멘토링 지원이 있어 멘토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멘토링을 통해 알게 되거나 깨닫게 된 스토리 기획, 연출법은 무엇인가요?
A. 지원사업을 통해 가장 크게 얻어간 것은 저희 멘토님이신 백은지 교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림에 있어서 전혀 문외한인 저는 웹툰 독자로만 머물러 있을 줄 알았지, 콘티를 써볼 엄두조차 내보지 못했거든요. 콘티 형식부터 시작해서 스토리 호흡을 조절하는 법이나 더 나아가서 웹툰계의 흐름과 스토리 작가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조언과 지도를 아낌없이 해주셨어요. 백지(無)에서 2개 작품 각 4회 분 글 콘티 결과물(有)을 만들어 낼 수 있던 건 멘토님의 꼼꼼한 첨삭지도와 가르침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한 번 더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그림작가님과의 협업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협업을 진행하시며 깨달은 점이 있으시다면?
A. 제가 구상했던 머릿속 이미지를 가시화되어 볼 수 있단 게 정말 신기했어요. 캐릭터는 저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완성은 나킨 작가님이 해주셨다고 생각해요. 추상적으로 떠돌던 제 안의 캐릭터에 개성과 성격을 입혀 메이킹해주셨으니까요. 제가 생각했던 인물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창조해 주셔서 재밌고,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협업에 있어서는 서로의 영역에 대한 존중이 기본 되어야 한다 생각해요. 저도 신인이고 배워가는 단계라 부족한 점이 많다 보니 연출과 컷 병합/분할, 대사도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나킨 작가님께서 자유롭게 꾸려나가실 수 있도록 자율성을 드렸던 것 같아요. 몇몇 컷은 제 머릿속 이미지보다 훨씬 잘 나와서 재밌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깨달았던 점은 제가 적은 글 콘티가 그림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분명 이 컷도 내가 쓴 대로, 다음 컷도 내가 쓴 대로 작가님께서 그려주셨는데 왜 사이사이가 비어보이지..?'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림 작가님은 글이 써져 있는 대로 그려주신 게 맞는데 대사나 환경에 대한 호흡을 내가 너무 급하게 가져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다른 웹툰 작품들을 볼 때, 그런 부분을 좀 더 유심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부터는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어 더욱 성장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그림작가님께서 웹툰작업을 처음 맡으신 거라 웹툰화 과정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웹툰화 과정 중에서 생긴 문제나 충돌상황이 있으셨을까요? 있으셨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저 역시도 웹툰 작업은 처음이었는데요. 처음이 없는 프로는 없다고 생각해요. 촉박한 일정 속에서 책임감 있게 끝까지 작업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충돌이라고 할 것도 없는 게 저희 담당 PD님이신 지선 PD님께서 중간에서 잘 소통하고 조율해 주셨거든요. 만약 나킨 작가님께서 소화하실 수 있는 일정이 충분히 주어졌다면 '작가님, PD님, 저까지 서로 많이 의견도 교환하면서 재밌게 작업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듭니다. 나킨 작가님과 직접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작가님, 이 부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주셔도 돼요. 과감하게 제 의견 버리고 작가님 의도대로 하셔도 됩니다!"라고 뭔가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 재밌는 장면이 탄생했을 것 같아요.
Q. 그림작가님 입장에서는 글로만 써진 개그를 실제 그림으로 살려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구도와 연출에 대한 설명이 많이 필요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설명하셨는지, 어떤 자료들을 주셨는지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익살스러운 표정, 귀여운 SD가 많이 나오는 웹툰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부분 염두에 두고 글 콘티를 썼고, 처음 나킨 작가님을 뵈었을 때 희망 레퍼런스 작품을 몇 개 보여 드렸어요. 그 이후로 개그 컷은 제가 따로 자료를 드린 건 없고, 다 나킨 작가님께서 채워주셨습니다. 재밌는 컷들이 많이 나와 좋았어요. 다 끝나서 말씀드리지만 사실 더 과장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여주인공의 체면을 위해 자제했습니다.
Q. 드라마의 신이라는 고양이가 등장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캐릭터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드라마의 신은 멘토링 과정 중에 멘토님께서 의견을 주셔서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시각적으로 귀엽게 보일 수 있는 마스코트적인 동물로 고양이가 적합하겠더라고요. 작품이 판타지다 보니까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 입을 빌려 쓰려고 만든 이유도 있었어요. 빙의한 여주인공인 '솔잎'과 앙숙처럼 티키타카 하는 존재가 있으면 재밌겠다 싶기도 했고요. 사실 솔잎과 드라마의 신이 만날 때마다 만담이 펼쳐졌는데 빠른 전개를 위해 많이 덜어냈답니다. 세계를 탄생시킨 작가와 그 세계 속으로 작가를 불러들인 또 다른 신. 신과 신의 대결 구도도 흥미진진하게 가져가 보고 싶어요. 물론 연재가 된다면요.
Q. 드라마 빙의물은 독자로부터 주인공에게 대한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드라마 작가라 공감하기 쉽지 않을 듯한데요. 일반인 독자로부터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건이나 대사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A. 인물에 대한 공감대가 직업 때문에 형성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킬러나 사채업자도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인물이 겪어온 삶이나 처한 상황이 얼마나 공감을 불러올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은 화려한 스타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그 이전까지 아마존 같은 삶을 살았거든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예능 작가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밑바닥부터 버텼고, 오래 짝사랑해 온 사람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는 걸 목도하기도 했고요. 작가는 자신의 일부를 어쩔 수 없이 인물에게 투영한다는 점을 착안해 두 인물의 관계에서 적용시켜 보았습니다. 서브 남주 '지성'의 이야기는 어쩌면 주인공 솔잎의 이야기예요. 그래서 외면할 수 없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통해 솔잎은 성장합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트라우마를 직면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게 되는 관계로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빙의한 솔잎이 가장 먼저 지성을 만나하는 말이 "그래, 나야. 네 구원자."라고 말을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두 사람의 예쁜 사랑의 결말을 저 역시도 보고 싶네요. 주어진 1-4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작품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우선 배치했는데, 공감에 대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면 아직 제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 다음 작품부터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림 [나킨 작가]
Q. 로맨스와 개그 간의 장면 전환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장면 전환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A. 노하우라기보다는 카레고기 작가님께서 적절히 배분해 주셔서 딱히 장면 전환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Q. 작업하시며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제 경우엔 SD 캐릭터가 나오는 컷이 그리기 쉽고, 시간대비 만족도가 높아 재밌는 것 같습니다.
Q. 결과물이 다소 아쉽거나 '다른 연출로 해보면 어땠을까' 싶은 장면이 있으시다면요?
A. 꽤 많은데 시간이 한정적이니 그냥 만족하고 넘어간 부분이 많은 편입니다. 역시 시간이 많으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게 컷을 추가하거나 좀 더 품이 드는 연출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Q. 처음 웹툰작업을 하신 거라 들었습니다. 웹툰작업이 어렵지 않으셨는지, 작업하시면서 깨달은 나의 단점과 장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컬러로 스크롤 형식의 긴 만화를 그린 적은 처음인데 흑백에 비해 품이 너무 많이 들고, 시간대비 예쁘게 뽑히지도 않아서 많이 괴로웠던 것 같습니다. 흑백만화는 선화의 강약이 꽤 중요한데 컬러에선 오히려 그 부분이 못나게 보여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깨달은 저의 장점은 책임감 있는 점, 금방 상황에 적응한다는 점이고 단점은 자아가 너무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A. 원래 여주인공인 '진세진'이 가장 애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