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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 리뷰/인터뷰
아주아주아주아주 신박한 웹툰이 왔습니다.
네이버웹툰에서 베스트도전을 좋아하고 챙겨보셨던 분들은
아마 아실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는 이번 작품은
고제형 작가님의 <고대동물기>입니다.
비슷한 소재로 두 번의 베스트 도전 이후 올해 2월에
정식연재가 결정 난 작품입니다.
작가님께 축하의 박수 👏👏👏👏👏👏👏👏👏👏👏👏
<고대동물기>는 인간이 아닌 공룡을 주인공으로 했지만,
인간적인 고민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무인도에 홀로 갇힌 티라노사우루스 한 마리에게 생긴
죽기 전 꼭 이뤄야 할 꿈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비슷한 소재에 지쳐가던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 줄 작품으로 아주 강추합니다.
그럼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600만 년 전 북미.
지금은 사라진 생명체들이 지구에 군림하고 있던 때.
그곳에는 지상 최대의 포식자가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명실상부한 공룡의 왕,
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지상 포식자인 그 이름은
바로 티라노 사우루스였죠.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
길게 뻗은 꼬리와 다리,
10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덩치!
마치 지배하고 군림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로 느껴질 정도죠.
하지만 모두가 같은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중에는 질병과 사고로
불운하게 죽은 존재들도 있었을 것이며,
남들과는 같은 길을 걷지 못한 존재 또한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해변가에 널브러진 이 티라노 사우루스처럼 말이죠.
고요한 바닷가.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만 들리는 해변가에
죽은 지 얼마 안 된 듯 아주 신선한(?)
티라노의 사체가 있습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무조건적인 강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약해지거나 죽어버린 개체들은
자신들이 군림하던 약자의 발아래 놓이기 마련이죠.
하늘을 유유히 배회하던 익룡 한 마리가
티라노의 사체를 발견합니다.
공짜밥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인간이든 짐승이든 마찬가지죠.
익룡 또한 그런 마음일 것입니다.
천천히 내려앉은 익룡은 티라노의 사체를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아직 썩은 내도 안 나는 아주 신선한 티라노의 사체는
보기 힘든 먹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탐색한 티라노의 상태는
보기도 안쓰러울 만큼 말라있었습니다.
익룡은 그가 굶어 죽었을 거라 판단합니다.
굶어 죽은 시체가 폭풍에 휩쓸려
이 무인도의 해변가에 떠내려 온 것이라면
아주 없을 일은 아니었죠.
익룡이 티라노의 사체가 어디서 왔을지
생각에 빠져있던 때,
무언가 슬슬슬 움직입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을 익룡이 눈치채고 내려다보게 되고,
어느덧 티라노의 이빨이 자신의 다리에 닿기 직전이란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죠.
사체인 줄 알았던 티라노의 나름의 사냥 방식이었나 봅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익룡은 포식자의 먹이로 전락하고 맙니다.
조용한 무인도에 익룡의 비명이 한바탕 몰아치고,
다른 티라노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냥에 성공한
주인공은 오랜만에 배부른 식사를 합니다.
3일인지 4일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그 곁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답을 합니다.
"정확히는 3일 하고 반나절만이지."
곁에서 들린 반가운 목소리에
주인공은 밝게 대답합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잡은 따끈따끈한 익룡을
곁에 있는 이와 나누고자 하죠.
주인공은 목소리가 들리던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합니다.
"어때, 윌슨! 너도 먹을 거야?"
하지만 그가 바라본 곳에는 오래된 백골이 있을 뿐이었죠.
마치 자신의 미래를 보는 듯한 백골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식사를 마저 합니다.
그리고 조용하던 무인도에는 오래 굶었던
티라노 사우루스가 간만에 포식하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넘칠듯한 생명들과 끝없는 숲이 우거진 대륙이 아닌,
멀리 떨어진 망망대해의 작은 섬에서,
굶주린 채,
하루하루 늙어가는 불운한 티라노 사우루스의 남은 생에 관한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그늘에서 지루한 하루를 넘기고 나면,
시끄러운 새소리가 아침을 엽니다.
그 소리에 부스스 눈을 뜬 주인공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죠.
이 좁고 지긋지긋한 섬에서의 하루를 말입니다.
일과는 항상 똑같습니다.
먼저 일어나는 대로 해변가를 따라 섬을 한 바퀴 쭉 돕니다.
영역 순찰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오늘 일용할 양식이 있는지 살펴볼 뿐인 거죠.
사실 일용할 양식이래 봤자 섬으로 떠밀려온
사체 같은 게 전부겠지만 말입니다.
입에 물고기를 한 마리씩 물고 사냥에 성공한 기쁨을 누리는
익룡들을 바라보던 주인공은 짧은 부러움을 뒤로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사실 처음 이 섬에 왔을 때는 이렇게 굶주리지 않았습니다.
섬은 거북이의 산란터였고, 알을 낳기 위한 거북이들의 방문과
이미 산란한 거북이들의 알이 모래 사이사이 가득했기 때문이었죠.
금방 이 섬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주인공은
섬을 찾는 거북이들로 배를 든든히 채우며 이 섬을 빠져나갈 궁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다로 나가도 해류에 떠밀려 이 섬으로
다시 돌아오길 반복하게 되자, 주인공은 자신이 고립되었다는 공포에 빠지게 됩니다.
설상가상 자신을 배불렸던 거북이들마저 씨가 마르게 되자,
주인공은 현실을 깨닫습니다.
자신은 여기서 굶어 죽거나, 늙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걸 말이죠.
그렇게 무인도에서의 20년.
섬을 한 바퀴 돈 주인공의 일과는 이어집니다.
첫 등장에서 보여줬던 방법으로 사냥을 시도하죠.
그렇게라도 배를 채우고 나면,
목을 축입니다. 딱 갈증이 가실 정도로만.
왜냐면, 그의 갈증을 해결해 주던 호수는 생각보다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배도 채우고, 목도 축인 이후에는
바다가 보이는 그늘에 누워 먼 지평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말동무인 백골 '윌슨'에게
말을 겁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없지만, 윌슨마저 없었다면
주인공은 더 빨리 무너졌을지도 모르죠.
의미 없는 혼잣말과 갈증과 굶주림,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없다는 공포로 점철된 악몽에 시달리며
주인공은 어느 날 지루한 20년 무인도 생활에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폭풍우에 떠밀려 온 어린 티라노 새끼를 만나게 되면서 말이죠.
새로운 소재,
새로운 주인공,
하지만 어딘가 인간의 고뇌와 맞닿아 있는 작품
<고대동물기>!
아주 강력 추천합니다.
네이버 웹툰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웹툰가이드에서 진행한 작가님 인터뷰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