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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진실을 마주하지 않는 <마스크걸>

홍난지 | 2016-09-28 17:11


[웹툰 리뷰]마스크걸 - 매미 희세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매미/희세 작가의 <마스크걸> 썸네일 이미지



“각자의 욕망대로 살아갈 뿐이고, 그 욕망이 서로 부딪히면서 서로가 상처입기도 하죠.”
(<마스크 걸>의 매미/희세 작가 인터뷰 중에서 - https://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35371)




현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공간
<마스크 걸>의 주인공 김모미는 예쁘지 않은 얼굴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여성이다. 회사원인 그녀에게 현실의 삶은 녹록치 않으며 그것이 모두 자신의 얼굴 때문이라 믿는다. 김모미는 예쁘지 않은 얼굴대신 훌륭하고 멋진 몸매를 갖고 있지만 그것이 김모미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부족함을 상쇄시킬 만큼의 위로가 되진 못한다. 김모미의 현실탈출은 마스크를 쓰고 몸매를 강조하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행해진다.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강점이라 생각하는 몸매를 강조한 그곳에서 김모미의 행동은 현실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웹툰 리뷰]마스크걸 - 매미 희세              [웹툰 리뷰]마스크걸 - 매미 희세

<마스크걸> 1화,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마스크걸' - 현실의 김모미와 인터넷 방송에서의 마스크걸의 대조



있는 그대로의 민낯을 마주하는 불편함
<마스크 걸>에서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각자가 가진 모순적인 욕망에 집중한다. 성형한 여자를 욕하면서 성형외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외모로 평가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몸매를 과시하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 김모미, 페미니즘을 외치며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것은 서슴지 않지만 남의 의견은 묵살해버리는 유상순, 마스크 걸의 방송을 즐기면서 그녀가 많은 남성들에게 사랑 받는 것은 창녀라 욕하는 주오남 등. 이들은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인간 군상들의 민낯이다.


김모미, 유상순, 주오남, 부장, 아름, 김신주, 라라, 김경자 등 <마스크 걸>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은 서로 개인의 욕망에 집중한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도 감정을 쏟고 싶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욕망에 타인에 대한 이해나 존중, 배려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있고 그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 없이 행해지는 욕망은 서로 부딪히게 마련이다. 김모미는 이러한 충돌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다.



욕망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공간
김모미가 마스크 걸로 활동하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모두의 욕망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숨어서 마스크 걸의 몸매를 엿본다. 자신들이 원하는 포즈를 해주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하고, 이로써 무슨 욕망이든 보상으로써 정당화된다. 김모미는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불공평함,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얼굴을 가린다. 그녀가 하는 행동은 자신을 비하한 사람들에 의해 촉발된 것이며 네티즌들이 요구에 의한 행동이었으므로 그 행동이 무엇이든 간에 정당화된다.


[웹툰 리뷰]마스크걸 - 매미 희세

<마스크걸> 27화, '마지막 방송' - 불가피한 선택으로 마스크 걸의 존재를 지우려한 김모미는 자신의 자살을 생중계한다.



진실을 외면한 욕망, 그리고 불가피한 충돌
하지만 서로의 욕망은 철저하게 개인을 위한 것이었기에 충돌한다. 김모미의 현실은 가혹했고 욕망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마스크 걸로서의 삶은 현실의 가혹함을 채워주는 듯 했지만 오히려 공허함만을 줄 뿐이다. 그녀는 진실을 보려하지 않은 이들에게 상처받고 살인을 저지르고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의 욕망의 대상이 된 마스크 걸의 존재를 지우려 한다. 마스크 걸의 자살을 생방송을 하는 김모미는 자신의 죽음이 네티즌들 때문이라 외친다. “내가 니네 같은 애들 때문에 죽는 거야. 멍청이들아! 니네들 내 팬 맞나?? 응?” 이 말은 김모미와 마스크 걸 사이의 욕망이 부딪힌 것 뿐 아니라 진실을 보려하지 않은 네티즌과 마스크 걸 사이에서 나타났던 욕망이 부딪히는 순간이다. 그리고 모든 욕망의 관음증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는 순간이다.


<마스크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가면’을 쓴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하지 않으며 상대의 진실도 보려하지 않는다. 또한 각자가 원하는 대로만 보려하기에 모순적인 욕망이 되며 모순적인 욕망에 의한 관음증은 충돌이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각자의 욕망대로 살아갈 뿐”이라는 말을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무책임하다.



‘나’라는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아즈마 히로유키는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에서 심층이 사라진 표층의 세계에서 의미를 중요시하지 않은 채 기표들만 소비하는 현재를 꼬집었다. 그가 생각하는 현재는 인간성과 의미가 사라진 채 욕망하는 것만 소비하는 인간이다. <마스크 걸>에서 김모미가 살고 있는 그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그 현재이다. 그렇기에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이고 있는 그대로를 노골적으로 보기 때문에 불편하다. 이곳에 수많은 김모미들이 가해자로 피해자로 살아간다. 그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진실은 가면을 벗은 진정한 ‘나’를 알게 된다면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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