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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웹툰의 취약한 편집 시스템 문제

잠뿌리 | 2016-11-02 20:49

일본 만화계에서는 전문 편집자가 존재해서 편집자 한 명이 소수의 작품을 전담해 관리하면서 어느 정도 작품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식 편집자 시스템은 일본 만화의 역사와 함께 오랜 시간을 거치며 발전해 온 것이기 때문에 한국 만화계에 쉽게 도입할 수는 없다. 그냥 힘든 수준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현실을 고려하면 꼭 일본식 만화 편집자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편집 기능을 갖춰야 할 필요는 있다.

현재의 한국 웹툰 편집 시스템은 아주 기본적인 기능조차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대형 포털은 물론이고 비포탈 웹툰 플랫폼까지 편집 인력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웹툰을 관리하는 웹툰 PD의 수는 포탈 평균상 5명 이상 10명 미만의 한 자리 수밖에 안 되는데, 각 포털에서 연재되는 작품의 수는 100개가 거뜬히 넘어가니 약 5명의 PD가 100개가 넘는 작품을 나누어 관리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편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명이 수십 개의 작품을 담당하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다.

편집자로서 담당하는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와 의견을 나누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바라는 건 너무 꿈같은 이야기고, 현실에서 그럴 만한 능력도, 경험도 없는데 무작정 작품에 개입하는 일이 생긴다면 편집자가 없는 것만 못한 상황이 생기겠지만.. 그런 것과 또 별개로 연재 작품에 있어서 최소한의 편집 기능이 발휘되어야 한다.

작품 내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뤄서 논란을 빚은 작품이 한 둘이 아니었고, 등급에 비해서 표현 수위가 높아서 문제가 된 작품들은 최근까지도 여럿 있었다.

작품 연재분을 올리기 전에 미리 원고 검토를 해서 그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바로 편집부에서 할 일이다.

어딘가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있는데 필터링을 하지 않고 무작정 업데이트해 놓고서 논란이 생기면 입 싹 다물고 작가 책임으로만 돌리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작품 내적으로 이슈가 터지면 항상 언론에서 두드려 맞는 건 오직 작가일 뿐, 해당 작가가 속한 웹툰 플랫폼이나 편집부의 책임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

애초에 아주 기본적인 편집 작업부터 작가한테 다 떠넘기는 것부터가 잘못됐다.

장르 소설가인 필자의 경험상, 장르 소설 쪽에서는 작가가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면 편집부가 교정, 교열 작업을 1차적으로 하고. 작가에게 보내서 2차 교정을 한 다음, 그걸 다시 받아 3차 교정을 끝마친 후에 최종 검토본을 인쇄소에 넘겨 책으로 발행한다.

작가한테 원고 받은 시점에서 철야로 편집 작업을 하는 건 괜히 그러는 게 아니다. 편집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장르 소설 기준의 표준 계약서에도 편집의 의무는 기본 조항으로 명시되어 있다.

편집부 자체 인력이 부족할 때는 외주 인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필자도 몇몇 출판사에서 원고 교정/교열 외주를 받아본 적이 있다.

작가일 때는 몰랐던 걸 편집 외주를 하면서 알게 된 것도 많았고, 편집도 힘든 작업이란 걸 깨달았다.

그 힘든 작업은 제대로 된 원고를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다. 작품의 편집에 공을 들이는 것은 권장 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인 것이다.

헌데, 현재 한국 웹툰은 그런 편집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

장르 소설의 교정/교열에 해당하는 식자 작업을 작가한테 전부 떠넘기고선, 그저 마감 기한 내에 작품 원고 받으면 업데이트하기 급급하다.

작품 내 대사에 맞춤법 오류가 자주 발생해 문법 파괴 수준인데 그걸 아무런 수정 없이 올리고, 심지어는 업로드 된 연재분의 여백에 작가가 자필로 메모해 넣은 것까지 지우지 않아서 그대로 노출되는 일도 있다.

단순히 새로운 작품을 찾아내 작가와 계약해 데뷔시킨다고 다 끝나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발굴한 작품을 마감 기한 내에 원고만 받아서 업로드만 하는 건 편집자의 일을 지나치게 축소한 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웹툰계에 사건 사고가 발생하는데, 그런 사건 발생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편집 작업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웹툰 플랫폼과 웹툰 PD들이 작품 컨택에만 치중하면서 작품 관리를 방치해 편집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고 책임을 회필할 일이 아니다.

편집 인력이 부족하면 늘리고, 편집에 충분한 투자를 해서 웹툰 연재 환경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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