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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칼럼] 웹툰의 장르와 소재의 획일화에 대한 우려

잠뿌리 | 2016-11-22 03:01

장르계에서 항상 겪는 문제 중 하나가 장르와 소재의 획일화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장르나 소재가 인기를 얻으면 그것과 관련된 작품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필자가 몸을 담았던 장르 소설계로 예로 들자면 드래곤 판타지, 차원이동 판타지, 판타지 영지물, 가상 게임 소설, 현대물, 환생물, 레이드물 등등. 어느 시대건 간에 항상 유행하던 장르/소재가 꼭 있어 왔다.

문제는 특정 장르와 소재의 작품이 대량 양산되는 것으로 소위 말하는 환협지(환타지+무협의 합성어)와 양판소라고 줄여서 말하는 양산형 판타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당시 장르 소설계는 책방의 대여 시스템에 맞춘 대량 출판으로 인해 양산화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현재의 웹툰 시장은 대여점 시대의 장르 소설계와는 또 다른 의미로 작가/작품 포화 상태가 되어 달마다 수많은 작품이 올라오는 관계로 장르/소재의 획일화 문제를 일정 부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전연령 웹툰은 학교 배경의 일진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일진물, 작가의 신상을 소재로 한 생활툰, 말도 안 되는 걸로 웃기려는 병맛 개그물 등이 인기 분야고 성인 웹툰 쪽은 문자 그대로 성인 대상의 섹스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 파.괘.왕 공모전처럼 만화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작품을 병맛 개그물이라면서 대뜸 뽑는 다거나, 유료 웹툰 플랫폼에서 만나는 작가마다 성인물 그리라고 종용하는 것이 장르/소재적인 부분에서 유행에 민감한 걸 입증한다.

작가/작품은 계속 늘어나는데 연재 슬롯은 제한이 있기에 현재의 웹툰 플랫폼들은 작품 선정의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작품의 장르, 소재. 웹툰의 특성상 화풍까지 몇 가지 소수의 스타일로 고정되어 획일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물론 상업 작가가 상업 작품을 만들어 먹고 사는 입장에서 시대의 유행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플랫폼 입장에서 수익이 보장된 것에 투자를 하는 게 맞지, 수익이 되지 않는 것에 투자하는 건 비효율적인 일인 것도 분명하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지금 당장 흥하는 장르와 소재만을 고집하면서 그로 인해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작가/작품을 대하는 것은 좋다고 볼 수 없다.

‘요새 어떤 장르/소재가 잘 나가니까 대충 그 비슷한 거 만들어서 내봐라.’ 이런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는 것이 장르계이고 여기에 편향된 시각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게 곧 장르/소재의 획일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넓게는 플랫폼, 좁게는 편집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방침에 따라 작품을 준비하면서 자기 색깔을 잃어버리는 작가들 역시 획일화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선호하는 장르가 각양각생인데 몇 가지 스타일의 작품만 계속 봐야 한다는 건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장르 소설계에 있었던 획일화의 정점은 해당 출판사에 나온 모든 작품이 엇비슷한데 그걸 회사 차원에서 지향해서 메이드 인 (출판사)를 이룬 것이었는데, 어쩌면 웹툰 시장에서도 ‘메이드 인 (플랫폼)으로 재현될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메이드 인 네이버. 메이드 인 다음. 메이드 인 레진 코믹스 등등)

필자도 장르 소설 시장에서 데뷔한 이후로, 게임 소설이 한창 유행하던 때 게임 소설 두 작품을 발표한 적이 있기 때문에 누가 보면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소설 작가가 아닌 웹툰 독자 입장에서 말을 하자면 십인십색(十人十色)이다.

열 사람이면 열 사람의 성격이나 사람됨이 제각기 다름을 뜻하는 말로, 보다 다양한 장르와 소재, 개성 있는 작품을 접하고 싶다.

좋게 말하면 매니악. 나쁘게 말하면 마이너한 장르/소재라고 해도 무시하고 외면하지 말고 장르와 소재, 개성을 존중하고 가능성을 찾아서, 이미 존재하는 시류에 무작정 편승하기보다 계속 새로운 시류를 찾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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