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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는 공인일까?

잠뿌리 | 2017-03-14 09:15

웹툰 작가는 공인일까?


작년 2016년에 넥슨 클로저스 성우 교체 문제로 일부 웹툰 작가들이 독자와 충돌해 독자 비하 발언을 하여 웹툰 플랫폼 집단 탈퇴 운동으로까지 번진 사건에 대한 칼럼을 쓴 바 있는데, 작가와 독자 중 누가 먼저냐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고 독자를 수요층, 작가를 공급자로 보면 수요 없는 공급은 존재할 수 없어 독자가 먼저란 결론을 내렸었다.

그때로부터 벌써 수개월이 지나 2017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작가 VS 독자의 충돌 문제가 잊을 만하면 뜨문뜨문 생겨서 이번에는 앞선 칼럼과 다른 관점에서 한 번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작가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거나, 사건에 휘말려서 독자와 대립했을 때, 독자가 해당 작가의 작품을 구독하지 않는 것은 온전히 독자의 자유 선택이며, 항의의 표현으로서 일종의 보이콧(Boycott)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콧 활동을 해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작가 VS 독자의 충돌 사건 때 간혹 정도를 넘어선 보이콧 활동이 보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웹툰 작가가 SNS에서 문제 발언을 했을 때 그것을 비난하면서 공인(公人)의 몸가짐을 요구하는 행위다.

일단 개인 SNS에서 무슨 말을 하던 그건 개인의 자유다. 다만, 비공개된 계정이라면 또 모를까. 공개된 계정에서 하는 말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그건 말을 한 개인이 마땅히 감수해야 할 일이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개인이 SNS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통제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게 이른 바 공인으로서의 몸가짐을 요구하는 것인데, ‘웹툰 작가가 과연 공인일까?’하는 화제는 생각해 볼 필요조차 없이 아니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다.


공인(公人)이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사전적인 용어로는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을 예로 들 수 있다.

직업이 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이나 파급력을 생각해서 연예인을 공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웹툰 작가를 공인이라고 하는 건 전자보다 후자에 가까워 연예인=웹툰 작가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연예인과 웹툰 작가는 엄연히 다르다. 물론 네이버 웹툰 작가들인 주호민 작가, 이말년 작가, 김풍 작가, 기안 84 작가 등등 TV 방송에 진출해 웹툰 작가와 방송인을 겸하는 사례가 있긴 하나, 그건 정말 소수의 사례에 해당한다.

현직 웹툰 작가의 수가 1000단위를 넘어가는 상황에 방송에 출현해 얼굴과 이름을 알린 작가는 10명 남짓이다. 대다수의 작가들이 자기 작품의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어도 공인으로서의 이름을 알린 게 아니고, 어디가서 공인 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극소수의 네임드 작가들을 기준으로 삼아 웹툰 작가 자체를 공인으로 여기고 공인의 몸가짐을 요구하되, 공인 대접을 하지 않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공인은 사회적 영향력과 파급력이 있으니까 힘 있는 사람이기에, 공인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을 때 사회적 비난을 가하는 건 정당한 일이라면서 악플 달고 인신공격하고 심지어 소속 웹툰 플랫폼가서 항의하면서 그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합리화시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웹툰 보이콧 활동의 적정선은, 독자가 싫어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구독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 교사 같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윤리적 문제를 저질렀을 때라면 또 몰라도, 작가 개인이 SNS에서 한 말을 근거로 삼아 밉다고 말 자체를 못하게 만들어 사상을 억압하고, 작가의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에 찾아가 작가의 처신에 대한 클레임을 거는 것은 보이콧 활동을 넘어선 악성 민원 제기.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에 가까운 행위다.


독자가 웹툰 플랫폼에 찾아가 항의하는 게 소비자의 권리라 주장하는 일이 있는데, 그게 정당화되려면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는 해당 작가의 작품 자체에 문제가 있어야 한다.

단적으로 예를 들어 마트에 가서 물건을 샀는데 물건에 하자가 생기면 마트의 서비스 센터에 가서 항의하는 게 정상이지, 물건을 만든 사람이 문제라고 마트 가서 따지는 게 정상이겠나.

작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작가에게 문제가 있다며 해당 작가가 속한 웹툰 플랫폼에 항의해서 자르라 마라 하는 것은 독자의 권리를 넘어선 월권행위다. 문제 작가가 속해 있는 플랫폼이라고 해서, 플랫폼이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단지 그 작가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저것은 해로운 플랫폼이다!'라고 손가락질하는 것 역시 지나치다.

작가가 먼저냐, 독자가 먼저냐?’의 물음에서는 독자가 먼저라 단언할 수 있으나, 작가가 정말 큰 잘못을 저질러 독자의 비난과 외면을 받는다면 선택 받지 못한 자로서 도태(淘汰)되어 자연스럽게 업계에서 사라지는 게 대중 시장의 이치에 맞는 일이지. 독자가 독자로서의 위계(位階)를 내세워 작가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쥐고 흔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결론은 SNS를 통해 경솔한 말을 해서 화를 자초하면서 독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작가나, 그런 작가를 과도하게 비난하고 작가가 속한 플랫폼까지 찾아가 항의하는 독자나 똑같이 문제가 있다.

서로 양극단에 서 있다고는 하나 둘 중 어느 쪽이 됐든 간에 정도(正道)를 넘어서면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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