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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살펴보는 10분 안 스트레스 해소법

EditorAnne | 2017-04-10 10:38



봄꽃이 활짝 폈는데 이번 주, 제 마음은 화창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비법을 총동원해서 돌렸죠. 혹시 스트레스를 푸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물론 돈과 시간이 있다면 수만가지의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지만 만일 회사에서 예기치 않은 일로 깨졌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10분이라면? 회사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면? 그러면 어떡하시겠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화장실로 달려가 변기 뚜껑을 내려 앉은 다음 찾아 읽는 웹툰들을 소개합니다. 물론 10분밖에 안 되니까 전 편을 다 읽을 수는 없고 에피소드만 소개할 거예요.


STEP 1.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라 From  <어쿠스틱 라이프> by 난다 / 176화 인생의 한 컷


웹툰으로 살펴보는 10분 안 스트레스 해소법

언젠가부터 저는 꼭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폰카로 찍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그 순간에 힘껏 몰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하늘, 공기, 습도, 흐르는 음악,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눈빛을 했는지 기억 저장소에 고스란히 담아두기 위해서죠. 솔직히 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음에 다시 보는 경우가 몇 번이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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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묻어둔 기억들을 아주 힘들 때 눈을 감고 떠올려 봅니다. 행복했던 당시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되살릴 수 있도록요. 난다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나 보네요. 어떤 기억들은 아주 오래도록 이미지로 남아 그 사람의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잖아요.  대단한 건 아닙니다. 난다는 어릴 속 이불 사이로 보이는 반짝거리는 섬유의 빛깔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어렸을 때 아주 힘들었을 때 공용화장실을 쓰는 집에서 산 적이 있어요. 그 공용화장실은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데다 냄새도 났지만, 밤에 전등을 켜면 벽에 박혀있는 결정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장소였어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그것은 아름다운 추억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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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젊은 부모님들의 모습 또한 언제까지나 아름답게 남아있는 기억이기도 하죠. 난다의 아버지가 그러셨듯 저희 아빠도 빵빠레를 그렇게 많이 사주셨거든요. 유치원이 끝나면 주름이 없는 젊은 엄마가 부엌에서 갓 만든 따끈한 핫케이크를 흰 우유와 함께 허겁지겁 먹었던 그 기억도 제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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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건 즉각적인 스트레스를 경감해주는 것 이외에도 하나의 순기능이 더 있습니다. 바로 그 추억의 대상들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는 거죠. 그들이 있었기에 행복했던 순간이었고, 이미지로 기억된 그 순간은 몇 십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게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을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하죠.




STEP2. 친구와 약속을 잡아라 From  <초년의 맛> by 앵무  / 26화 군만두 편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어린 시절의 꿈과 열정은 쉽게 마모됩니다.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어느새 '왜 사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도 잊은 채 살아지는대로 살게 된다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와 같은 동시대의 챗바퀴를 함께 돌고 있는 친구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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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일찍 퇴근해 집으로 돌아온 3년차 직장인과 막 마감을 마친 이 두 여성은 친구입니다. 탄탄한 직장에 정규직으로 다니는 여성 A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많을 겁니다. 하지만 A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방향을 모르는 채로 바쁘게 달리고만 있습니다. 주중을 바쁘게 보내고 나면 주말에는 그저 드러눕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그나마 그 주말도 회사의 다른 일 때문에 빼앗기기도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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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듯 보이는 프리랜서 만화가도 할 말은 많아요. 재능을 살리며 돈을 버는 건 물론 대한민국에서 흔치않은 행운이긴 하지만, 프리랜서의 삶은 언제나 불안합니다. 스스로를 어필하고 판매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불안해서 함부로 쉬지도 못해요. 때로는 안정적인 정규직의 삶으로 편입되는 게 맞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웹툰으로 살펴보는 10분 안 스트레스 해소법

삶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일상을 짓눌러오지만, 그것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작은 변화 정도는 만들 수 있어요. 취미로 배우다 썩혀둔 기타를 꺼내어 먼지를 털고 뚱땅거려 보는 것, 친구와 평상에 누워 어느새 찾아온 가을 밤 하늘을 바라보며 남은 일년에 대한 결심을 다져보는 것.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친구에게 어서 카톡을 날려보시라고요. :)




STEP3. 새로운 문화생활에 도전? From 포코 알레그레토 by 김용회


웹툰으로 살펴보는 10분 안 스트레스 해소법

한 편의 소네트같은 웹툰 <포코알레그레토>는 부천시교향악단과 임헌정 지휘자를 배경으로 한 클래식 웹툰입니다. 웹툰은 그림인데 클래식 음악을 어떻게 전달할까 싶겠지만, 수채화같은 작화와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스토리라인 덕에 오히려 선율을 상상하게 하는 효과를 거둔 작품입니다.

웹툰으로 살펴보는 10분 안 스트레스 해소법

이 만화에는 여러 명의 인물이 나옵니다. 부인을 사별해 떠나보낸 할아버지,  자폐아 아이를 둔 젊은 엄마,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려 했지만 재능의 벽에 부딪힌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을 고깝게 여기는 같은 반 친구, 그리고 오케스트라 홈보팀의 신입직원까지.  각자 다른 삶과 상황에 있는 인물들이지만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을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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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이 연주를 통해 발견한 건 감동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일상을 움직일 수 있는 아주 작은 계기였습니다. 할아버지에게는 위로를 , 젊은 엄마에게는 격려를, 소년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선물한 브람스의 교향곡 3번은 작품내에서는 그저 그림으로만 소개되었지만 부족함이 없었답니다.

때로는 익숙한 음악을 파일로 듣는 것보다, 실제로 연주되는 것을 듣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외출을 위해 준비하고 감상하고 돌아와 일상에서 그 음악을 다시 찾아듣는 그 모든 시간이 우리의 일상을 풍부하게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4월 한 달 예술의 전당에서 저렴한 가격에 '교향악 축제'가 진행되고 있으니 하루 정도 참여해 관람해보시는 건 어떨지?




4. 지금,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From <술꾼도시처녀들>by  미깡 /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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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의 마지막은 역시 이 작품으로 장식해야 할 것 같았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술을 사랑하는 여성들에게 바이블과 같았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의 마지막회에서, 주인공 3인방이 즐겨찾던 단골술집은 문을 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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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사람들은 아마 같은 걸 생각했을 겁니다. 이 장소가 사라지며 현재진행중이던 모든 관계들은 추억으로 변해버릴 것이고, 그것은 다시 복구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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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들은 함께 비싼 빈티지 와인을 꺼내어 건배하며 마무리를 짓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기약이 없는 것이어서 언제 어떤 식으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보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각, 대한민국을 둘러싼 세계정세에 슬쩍 겁을 먹는 새벽입니다. 개인의 차원이든 세계의 차원이든 나의 일상을 위협하는 스트레스는 언제나 찾아올겁니다. 하지만  잊지맙시다.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우리 일상의 행복을 빼앗아갈 수는 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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