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원하는 사과는 어떤 것입니까?, <유부녀 킬러>
해가 뜨고 새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불어 긴 생머리에 평범한 옷차림을 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기고 있는 유보나의 아침 또한 시작되었죠. 집안일과 더불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채비를 하는 유보나. 시간이 넉넉해 보이지는 않지만, 활기가 넘칩니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우는 아이 앞에서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도 아이도 베테랑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들어가고 난 뒤, 이제부터 오로지 유보나를 위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보나의 육아휴직이 끝나는 날입니다.
다행히 보나는 성공적으로 복직을 했습니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육아휴직에 관련된이야기들. 육아휴직이라는 제도 자체가 정당한 것처럼 아이를 출산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 돌아온 이들을 축하해주며 반겨주기는커녕 눈치를 주기 일쑤였습니다. 보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팀원들은 보나의 공백이 그리웠다며 성공적인 복직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보나의 또 다른 이름은 팀의 에이스입니다. 이 팀에서 보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죠.
사회에서 이렇게나 인정을 받는 보나이지만 시어머니 앞에서는 수많은 비난을 견뎌야만 합니다. 다행히 튼튼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 크게 상처를 받지 않은 것 같지만요. 시어머니는 보나가 부모님과 일찍 헤어졌다며 ‘고아’라는 비하를 위한 단어로 부르지만 보나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한 번도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다며 좋아하는 건물주가 바로 보나입니다. 이렇게 능력이 있는 여자가 집안일에 치어 살아야 한다니 말이 되지 않죠.

그렇게 보나가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범죄자 한 명이 죽습니다. 사고로 위장해 아내를 죽인 남자. 부부사이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기댈 수 있는 사이이죠. 그런 약속을 어기고 죽음이라는 최악의 배신을 하다니. 이런 사람에게 내려진 형량은 고작 3년이었습니다. 이 범죄자의 프로필을 다시 훑어보던 형사가 봐도 짧은 시간이었죠. 다시 보나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이어가 봅시다. 이 범죄자가 죽은 것이 보나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범죄자를 죽인 사람이 바로 보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보나가 출근하는 회사의 팀은 평범한 영업팀이 아닙니다. 평범한 회사 안에서 위장을 하는 킬러들입니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팀원들과 남편과 딸을 가진 보나가 킬러라니. 쉽게 믿기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킬러가 될 수 있는 사람이나 조건을 누가 정할 수 있겠어요. 굳이 나쁘냐, 아니냐로 구분해서 말해보자면 나쁜 킬러들은 아닙니다. 아무나 죽이거나, 돈을 받고 누군가 시키는 대로 하는 심부름꾼도 아니죠. 흉악범들, 그것도 평생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러 놓고서는 제대로 형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죽이는 킬러들입니다.
그래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죠.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더 말이 안 되는 것은 범죄자들을 죽이는 킬러들보다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도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는 현실이 아닐까요.

아무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것 같은 보나에게도 강적 아닌 강적이 있습니다. 바로 앞에서 언급했던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말끝마다 트집을 잡으며 보나가 부모가 없어 배운 것이 없다고 덧붙입니다. 그것도 손녀가 보는앞에서요. 결국, 손녀이자 보나의 딸은 엄마의 부모님을 찾으러 나섰다가 집을 잃는 큰일을 당하고 맙니다. 모든 어른이 밖을 몇 바퀴나 돌고 나서도 찾을 수 없자 보나는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기대리의 해킹 능력을 도움받아 아이가 어느 쪽으로 나섰는지 추적합니다. 다행히 근처 CCTV에 오래 걸리지 않고 해킹을 끝내서 딸이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알 수 있었죠. 카메라로 찍을 수 없는 구간에서는 보나의 촉을 이용해서 금방 찾아냅니다.

딸이 간 곳은 비행기가 잘 보이는 옥상. 보나는 말없이 사라진 딸을 혼내려 하지만 돌아온 이유로 아무 말도하지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보나를 고아라고 비하를 하는 것이 싫어 엄마의 부모님을 찾아 나서려고 했다는 것이 아이의 말. 이렇게 어른들이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차별 앞에서 아이들은 상처를 받고, 또 그러지 않는부분까지 성장합니다.

집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건, 보나는 멋있게 사회생활을 이어나갑니다. 다시금 보나의 팀원들이 맡을 일은 아동 성폭행범을 사라지게 만드는 일. 범죄자는 보나의 팀 앞에서 죽음을 느끼고는 살려달라고 빌어댑니다. 더불어 자신을 살려주면 피해자들에게 가 사과를 한다고도 하죠.
하지만 그 사과를 피해자들이 받고 싶을까요? 이 말만 들어도 이 사람이 제대로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사과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핑계를 댈 뿐이니까요. 팀원들은 그동안의 능력치대로 남자에게 마침표를 찍고 다시 회사로 복귀합니다. 이게 보나가, 보나의 팀이 하는 일입니다.
평범한 회사에서 위장하고 있다 보니 다른 동료들이 보았을 때는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자, 영업팀 중에서 가장 실적을 못 내는 팀입니다. 영업팀 모두가 참가는 야유회 역시 빠질 수는 없죠. 모두 그저 ‘평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째 업무를 끝내는 것보다 평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 어려워 보이네요. 야유회가 무르익을 때 즈음, 보나의 팀에서 몇몇은 이 펜션이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단체로 온 야유회에서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들이 야유회를 간 산 근처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났다는 단서가 있었거든요. 모두 술에 취하고, 주인 할머니가 타준 꿀물을 나눠마실 때 보나의 팀에서 문제를 찾아냅니다.
바로 그 꿀물에 수면제를 탄 것.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시간도 없이 기대리가 사라졌다는 것 또한 알아차리는 그들.
과연 그들은, 유부녀 킬러는 범죄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