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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이별 앞에 따뜻한 도깨비가 나타나 주길, <도깨비 아빠>

나예빈 | 2021-02-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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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상상 속 도깨비는 어떤 존재인가요? 붉은 피부를 가진 채 화를 내며 방망이를 위협적으로 흔드는 도깨비? 도깨비 빤스라는 동요 속 우스꽝스러운 도깨비? 그것도 아니라면 드라마 속 공유가 연기한 멋있는 도깨비일 수도 있겠네요. 종종 일본의 오니와 한국의 도깨비를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고합니다. 그럼 오니와 도깨비의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점이 크게 다릅니다. 오니는 무기를 무섭게 흔들면서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도깨비는 그저 친구들과 장난치듯 장난을 좋아할 뿐, 사람들을 괴롭히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렇다면 그저 우리의 친구가 되고 싶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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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 숨어 있는 이 귀여운 아이의 이름은 지운이입니다. 볼이 토실토실한 것이 깨물어주고 싶네요. 그늘 따위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지운이는 지금 가장 슬픈 시간을 겪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작고 어린아이가 왜 슬픔을 겪어야 했을까요. 바로 지운이를 홀로 키워주시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이별을 갑작스러운 법이죠. 게다가 지운이는 너무나 어려 돌보아줄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혼자가 된 지운이. 성인인 저 역시 가족들은 물론 친구와의 이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 곳이 아리는데 어린 지운이는 오죽했을까요. 슬픔에 빠져 이불 속으로 숨은 지운이 앞에 장승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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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늘 집에 둔 장승이 지운이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평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장승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혼자가 된 지운이 곁에서 할머니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요.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어찌 역할을 대신할 수 있나 싶기도 하지만 지운이는 아직 너무 어리니 누구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곁에 있어 주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숨이 멎어가는 순간까지도 장승에게 지운이를 부탁하던 할머니. 그 간절함이 닿은 것인지 장승은 사람의 모습으로 지운이 앞에 나타나 아빠가 되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시설로 가게 될 뻔한 위험에서 빠져나와 할머니와 살던 익숙한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문제가 하나가 있다면 지운이 곁에 있으려는 사람이 장승, 도깨비, 평안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아빠 역할을 해줄 남자 하나가 아니라 할머니가 모시던 신까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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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자신이 지운이와 함께할 것이라며 라이벌 아닌 라이벌 의식을 뿜어댑니다. 신과 다르게 사람처럼 산 것이 얼마 되지 않았던 도깨비는 실수를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죠. 나 사람 아님. 마치 이런 문구가 적혀있는 플랜카드를 목에 걸고 다니는 느낌입니다. 신은 그러니 지운이는 자신이 맡겠다고 하죠. 시무룩해진 도깨비 곁을 지운이가 지켜줍니다. 일방적인 관계는 없나 봅니다. 서로 돕고, 도움을 받고. 그렇게 이별을 이겨내는 지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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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도깨비.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존재들일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지운이는 새로 변화한 일상에 잘 적응해나갑니다. 둘의 존재가 익숙해질 무렵, 지운이의 유치원으로 독특한 친구가 전학을 옵니다. 전학 온 친구의 이름은 민지. 민지는 지운이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일을 알고 나서는 현재 같이 지내는 존재들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고 할머니의 죽음에 그 둘이 정말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냐며 겁을 줍니다. 아무래도 아직 어렸던 지운이는 그런 친구의 의문을 쉽사리 떨쳐내기 어려웠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둘은 필요 없고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엉엉 웁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세상 그 어떤 것도 가족과의 이별을 대체할 수없을 겁니다. 내 마음속에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은 사람을 어찌 잊을 수, 어찌 이겨낼 수 있겠어요. 도깨비는 지운이의 필요 없다는 말에 장승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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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이의 말이 큰 힘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하루가 지나도 장승에서 도깨비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죠. 어린 마음에 도깨비에게 필요 없다고 소리를 쳤지만 지운이의 진심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신에게 언제쯤 도깨비로 돌아올지 물어보지만 둘 다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민지네 엄마가 초대한 식사 자리에 신과 단둘이 가는 지운. 막 식사를 즐기려는 때에 초인종이 울립니다. 소리의 주인공은 지운이가 기다리던 도깨비. 도깨비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할머니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주겠다던가, 자신이 그 역할을 할수 있다는 거짓말이요. 대신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곁에 있겠다고 약속을 건넵니다. 어쩌면 화려한 말들로 포장한 말들보다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쏟아내는 감정이 더 큰 울림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노력을 한대도 할머니가 될 수는 없을 테니 그저 내가 옆에 있어 주겠다는 말이 든든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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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이는 그런 도깨비를 꽉 껴안아 줍니다. 도깨비가 할머니를 다시 불러줄 수 없다는 것은 지운이도 압니다. 어린아이들도 세상의 흐름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니까요. 다만 할머니와의 추억을 자신이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는 도깨비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이별을 이겨내는 것은 이렇게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사회가 개인주의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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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누그러진 것은 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운이가 할머니의 뒤를 이어 자신을 모셔야 하니 도깨비에게 사라지라고 할 때는 언제고 쇼핑을 나가 셋이 함께 입을 옷을 사 왔습니다. 삐걱대면서도 서로의 손을 잡는이 세 사람은 이별을 이겨내고 어떤 결말을 우리에게 보여줄까요. 지금 이별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평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깨비가 찾아가 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슬픔을 직면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카카오페이지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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