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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 죽어도 죽지 않는 네 명의 Jack들이 당신을 찾아온다

위성 | 2016-09-02 07:38

 

 

 

죽어도 죽지 않는 녀석들. 무엇이든 척척 해결하지만 결벽증인 리더 잭. 소심하면서도 엉뚱한 고스트 잭.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 마조 잭. 그리고....... 어리 버리한 신입사원 막내 잭.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회사 생활. 네 명의 잭이 뭉쳐 사건을 해결한다!

 

프롤로그는 네 명의 캐릭터를 설명하며 시작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사 첫 날부터 지각해 뛰어 들어오는 신입사원 잭에게 똑 부러지게 말 한 마디 못하는 고스트 잭, 그리고 그런 신입사원을 향해 씻고는 왔냐며 (호통을 치는 게 아니라) 수건으로 입을 막는 리더 잭. 그 사이 홀로 현장에 출동해 폭탄을 몸에 장치한 뒤 상대를 위협하는 마조 잭.

 

이후에 셋이 현장으로 가보니 마조는 위협이 아니라 실제로 폭탄을 터트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시작부터 주인공 중 1인 사망이냐고? 아니다. 왜냐하면 메인의 소개글에도 있지만 그들은 죽어도 죽지 않는 녀석들이니까. 심지어 입사 시에 수명을 측정해 죽는 날을 고정시켜 준다. 뭐, 이런 쓸데없이 배려 돋는 회사가 다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리더는 어리버리한 신입이 멍청한 질문을 하자, 순순히 대답해 주면서도 너도 겪어보라며 머리에 총구를 겨눈다. 빵! 안 쏘냐지 않았냐고? 글쎄. 궁금하다면 모두 레진으로 들어가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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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느긋하고 여유 있게 캐릭터들을 이해시키는 걸 보면서 벌써 여기서부터 작가가 내공이 느껴졌다. 이제 겨우 프롤로그 한 회 지나갔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왜냐하면 보통 능수능란하지 않은 이들은 캐릭터를 상황으로 설명하지 않고, 말로 일일이 설명하기 때문에 읽는 독자들이 굳이 파악할 필요도 없어 그냥 넘어가 버렸다가 나중에서야 “아, 이런 캐릭터구나.“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렇게 쉽게 독자들에게 각 캐릭터의 성격을 파악하게 만드는 건 바로 이 작가가 보통이 아니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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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의 매력은 단순히 설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설정에서 발생하는 상황들이 꽤나 큰 재미를 주는데 특히나 뻗어나가는 스토리들이 속도감이 넘쳐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캐릭터마다의 성향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분장(?) 역시 좋다. 나는 캐릭터에 성격이 딱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웹툰의 글과 그림을 모두 맡고 있는 천지이변은 그런 독자들의 취향을 분명히 파악하고 외모에 확실한 임팩트를 준다. 예를 들어, 리더 잭은 결벽증 환자답게 먼저 하나 안 앉은 것 같은 완벽한 수트 룩을 보여준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머리 또한 완벽하다. 아이라인을 그린 듯한 또렷하고 날카로운 눈매도 인상적이고. 고스트는 그 이름처럼 눈만 뻥 뚫린 두건을 쓰고 있고, 마조 잭은 아예 붕대를 온몸에 칭칭 감고 있다.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게 분명 욕인데 들으면 게을러 보이는 둥근 얼굴상에 꺼벙하게 머리를 긁으며 웃을 때면 직속 선배도 아닌 내가 다 속이 답답할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굳이 하나 더 꼽자면 들을수록 괜히 찰지고 정겨운 욕(?)이다. 어쩐지 회당 욕이 한 번도 안 나오면 뭔가 허전한 느낌? 회당 한 번 이상은 ‘이런 미친’, ‘이런 씨발’, ‘이런 썅’ 같은 류의 욕이 나와 줘야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랄까. 김수미 아줌마가 나오는 영화에 욕바가지가 안 쏟아지면 허전한 것과 같은 심리 아닐까.

 

만약 약속 없는 주말, 할 일 없이 뒹굴거리고 있다면 스피디한 진행에 캐릭터의 매력, 탄탄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웹툰 ‘데스티니’로 무료을 날려버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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