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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못하는 여자> 망상기관차는 어디까지 달리나

박성원 | 2018-02-23 09:01


[웹툰 리뷰]거절 못하는 여자 - 나인티스 매거진 가나다라

타인의 부탁이나 제안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테지만 대체로 거절했을 때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보다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더 많이 보는 성격 때문이겠죠. 아마 성격심리학 쪽에서 무수히 많이 다뤄왔을 주제가 아닌가 싶은데, '거절 못하는 여자'라는 작품은 이러한 성격(의 여주인공)을 메인으로 삼아 성인 웹툰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주인공 '임서영'은 일단은 이상적인 커리어 우먼입니다. 레진에서 소개한 정보에 따르면 '외모, 집안, 능력, 학벌...완벽해 보이'는데, 당연하지만 그렇게 완벽한 인물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적절하지 못하죠. 다시 공식 소개를 그대로 인용해서, 서영에게는 '단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매우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쉽게 말해 외형적·물질적으로는 어디 하나 남에게 꿀릴 게 없지만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인 거죠.


[웹툰 리뷰]거절 못하는 여자 - 나인티스 매거진 가나다라


설명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 사실을 눈치 챈 남자들은 그녀에게 점점 무리한 부탁(?)을 하기 시작하는데...' 사실 공식 소개(정보)가 너무 완벽해서 리뷰어로서 별로 할 말이 없을 정도에요. '거절 못하는 여자'라는 성인 웹툰은 직관적인 제목만큼이나 구조도 단순하거든요. 물론 그게 잘못됐다거나 수준이 낮다거나 하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대체로 서사 구조라는 건 복잡하게 베베 꼬여있는 대신 이야기의 목적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단순한 쪽이 훨씬 낫습니다. 확률적으로 그래요. 웹툰의 장르가 성인물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젊은 나이에 대리까지 초고속 승진할 때까지는 서영에게 큰 트러블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어느 날 회사 옥상에 바람을 쐬고자 올라가서 자살을 시도하는 인턴 사원을 만나며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고전적인 원인으로 자살을 시도하던 - 사실 이게 진짜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 이 인턴 사원은 한사코 자신을 만류하는 서영에게 엉뚱한 제안 내지는 부탁을 하는데, 그 내용이란 서영의 완벽한 가슴을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되겠냐는 것입니다. 당연히도(?) 서영은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그 뒤에 벌어질 일들은 구구절절 설명은 늘어놓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되실 겁니다. 처음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불행한 사회 초년생의 표본과도 같았던 인턴 사원은 터무니 없는 요구를 넘어서 서영과 있었던 일들에 대해 소문까지 퍼뜨리며 만악의 근원으로 돌변합니다.


[웹툰 리뷰]거절 못하는 여자 - 나인티스 매거진 가나다라


또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과연 이 만화의 끝이, 혹은 서영이 어디까지 가게될지 하는 점입니다. 차라리 정신병에 가까운 성격은 비현실적인 시츄에이션을 정당화 시키고, 제 생각에 작가가 마음만 먹는다면 굉장한 장면들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을 거에요.(당장 그녀에게 쇄도하는 남자 직원들의 요구만 봐도 그렇습니다.) 일단은 19금 성인 만화이지만 제도권에 편입된 작품인 만큼 마지노선은 있지 않을지. 물론 독자들의 바람은 그 정반대에 있겠지만요.


네, 그런 내용의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어요. 작화가 좋다거나 - 상당히 좋습니다 - 공식 설명이 독자로서 흥미를 끌었다거나 하는 점들은 차치하더라도, 성인 웹툰으로서 기능하는데 있어 가장 이상적이고 효율적인 소재와 서사 구조, 이야기의 재미와 흥분을 책임지기에 충분한 매력을 뽐내는 여주인공 서영, 분량이 얼마 쌓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펑펑 터져나오는 돌발적이고 므흣한 상황들까지. 이 작품이 왜 빠르게 레진코믹스 성인게시판의 수위권에 위치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웰메이드한 성인 웹툰이고, 그렇고 그런 내용을 원하는 독자님들께 부담없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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