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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활기록부, 김성모의 귀환

박성원 | 2018-07-25 14:30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김성모 작가의 유명 짤방 "내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김성모 작가는 잘 아시다시피 90년대 출판만화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한 기성작가입니다. 저를 비롯해 당시 만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기묘한 짤방과 유행어의 원전(原典) 정도로 알려져 있었을 테지만, 네이버에서 '돌아온 럭키짱'이라는 작품을 통해 신세대 독자들에게 선뜻 다가왔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웹툰 작가로서의 첫 번째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제가 직접 돌아온 럭키짱을 읽어보지 못해 조심스럽긴 하지만 평균 별점과 베스트 댓글의 반응만 살펴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죠. 이런저런 논란과 저조한 평가 끝에 돌아온 럭키짱은 네이버에서 연재를 마쳤고, 이번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웹툰은 작가의 최신작 '고교생활기록부'입니다.


평점 태러 받은 럭키짱

돌아온 럭키짱은 연재 내내 낮은 평점을 유지 했었다.


장르는, 쉽게 짐작할 수 있듯 학교폭력물입니다. 고등학생이 주조연을 맡고 있고, 배경은 학교, 일진들이 나와서 쌈박질을 하는 그런 내용이죠. 리뷰를 쓰는 시점에서 연재된 분량이 2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장르가 180도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김성모 작가가 그간 연재한 작품들과 초반 분량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겁니다.


작가와 장르에 대한 편견을 의식적으로 배제하고 '고교생활기록부'라는 작품의 Intro에 대해 평가하자면, 작가의 웹툰 데뷔작에 크게 실망한 독자들이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처럼 썩 괜찮았습니다. 가장 먼저 분량이 굉장히 넉넉한 편이에요. 물론 이 정도의 분량이 일주일 주기로 계속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차라리 작가에 대한 학대에 가까운 불가능한 바람이겠지만, 그래도 초반 회차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편당 분량이 많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작용하죠. 내용이 아주 형편없이 않은 이상 내려도 내려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스크롤을 싫어하는 독자는 거의 없을 테니까요.


고교생활기록부 강건마

주인공 강건마가 학교의 불량 학생들과 싸우고 있다.


내용에 대해서도 살펴봐야겠죠. 장르는 앞서 언급했듯 학교폭력물입니다. 이 장르는 제가 생각할 때 그 한계가 명확합니다. 일단 '학교폭력물'이라는 틀로 정의가 가능한 순간부터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거죠. 이게 꼭 문제라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장르든지 간에 고유의 재미와 가치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독자들은 이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원폭력물'이라는 전제를 수용하고 나면 '고교생활기록부'는 그 안에서 여러 가지로 좋아 보여요. 작화는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하고 설정은 다소 언밸런스하긴 하지만 장르적 특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부분이기도 하죠. 2화까지만 보고 전개를 예측하는 건 섣부른 일이지만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클리셰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군살없는 스토리 줄기가 엿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다른 모든 서사 매체가 그럴 테지만 이 작품은 특히 독자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장르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저처럼 김성모 작가가 낯설기만 한 독자들도 시도할 가치가 있습니다. 김성모에게 익숙한 - 그리고 웹툰 데뷔작에서 실망한 - 독자들은, 글쎄요. 제가 그 당사자가 아니라 확언은 어렵겠지만, 일단 댓글란을 살펴보면 썩 나쁘지 않은 반응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교생활기록부 댓글

괜찮은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로 올라가있다.


- 2018 / 07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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