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코믹스 웹소설 서비스 종료? SNS발 레진 웹소설 연재 종료 러쉬 소동
2017년 8월 23일 저녁. 레진 코믹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웹소설이 서비스 종료된다는 말이 나왔다.
처음에는 작가들 사이에 떠도는 풍문과도 같은 말이었는데 그게 어느덧 실체를 드러냈다.
레진 코믹스 공식 블로그에서 웹소설 카테고리 자체가 사라졌고, BL, GL 뿐만이 아니라 판타지까지 웹소설 전체 작가들이 트위터로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하던 자신들의 소설이 연재 중지 됐다는 공지를 속속들이 올리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직접 소설 연재 중지 공지를 연이어 띄웠고, 심지어 기존에 연재하는 작가가 아니라 새로 연재하게 될 작가들도 연재가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작가 한 두 명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레진 코믹스에서 웹소설을 연재하는 작가 전체의 문제란 걸 알 수 있었다.
현재 레진 코믹스의 공식 입장 발표는 없고,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전후사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레진 코믹스에서 웹소설을 연재하던 소속 작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소설 연재 종료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일부 작가는 연재처를 옮긴다는 말도 하는 것으로 보아서 웹소설 파트 전체가 종료되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림 - 트위터 '레진 GL작가 전체 공지용 계정' 발췌 (링크)]
필자도 15년간 장르 소설을 내면서 오프라인 시장에 소설책을 출간했을 때 계약한 출판사가 한 달 만에 도산해서 연결권도 못 내고 이미 나온 책 고료도 받지 못한 적이 있고, 인터넷 유료 연재 시대 때는 계약한 신생 웹소설 플랫폼이 서비스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망해서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된 적이 있다. 아니, 그냥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일상다반사처럼 겪은 일이었다.
그래서 출판사/플랫폼에서 서비스 종료 혹은 사업 철수를 하는 것은 장르 업계에서 일반적인 일이다. 아무리 시장이 흥한다고 해도 먼저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선발 주자가 아니라, 후발 주자로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면 언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라 작가도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웹툰만 해도 웹툰이 잘 나간다고 해서 해마다 여러 개의 웹툰 플랫폼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결국 기존의 웹툰 플랫폼만 살아남지 않았는가.
아무튼 플랫폼이 서비스 종료를 할 때면,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존에 서비스되는 작품에 한정한 연재 완결 보장을 해주지 못한다. 서비스 자체를 아예 내리는데 어떻게 작품 완결까지 연재를 보장해 줄 수 있을까.
필자의 경험상 유료 결제분의 경우. 서비스 중지 전까지 수익이 난 부분에 한해서 플랫폼이 정산해주는 게 맞다. 그러니 서비스 종료로 추정되는 지금 시점에서 작품의 유료 결재분이 작가한테 온전히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작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작품의 IP 권한이다. 레진 코믹스가 정말 소설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라면, 작가들은 자기 IP에 대한 권한을 확실히 돌려받아야 한다. 그래야 어디가 됐건 다른 곳에서 연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작년에 계약한 웹소설 플랫폼이 두 달 만에 망했지만 망하기 전에 사업 철수로 인한 서비스 종료를 통보해 왔고. 서비스 종료 당일날 소설 IP도 계약 해지되어 전부 작가들한테 돌려준다는 공지를 받았다.
플랫폼의 서비스 중단에 앞서 작가들이 우선적으로 할 일은 서비스 중단전까지 거둔 유료 수익 정산 확인. 그리고 IP 되돌려 받기다.
레진 코믹스가 웹소설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해서, 다른 플랫폼이 그거 따라한다고.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보이는데 그건 좀 기우에 가깝다.
레진 코믹스의 웹소설 흥행이 부진하니까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다. 플랫폼의 서비스 중단은 앞서 말했듯 일상다반사적인 일이라서 시장원리상 그걸 탓할 수는 없다. 흥행이 잘 되는 곳은 서비스 중단될 걱정 없이 그대로 쭉 잘 나간다. 예를 들어 네이버, 카카오 페이지 등이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 서비스를 중지하기로 했다면, 서비스 중지에 앞서 먼저 작가들한테 그 소식을 전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일을 처리해야지.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느닷없이 서비스 종료를 시키면 안 될 일이다.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 연재 종료 통지를 받은 작가들뿐만이 아니라, 작가들로부터 그런 소식을 전해 받고 충격을 받은 독자들을 보면 혼란이 점입가경에 이르는데, 레진 코믹스가 한시라도 빨리 이번 사태에 공식 입장 표명을 해서 일을 수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