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웹툰 작가 협회의 입장문으로 밝혀진 웹툰 지각비의 실태

잠뿌리 | 2017-10-23 09:00

한국 웹툰 작가 협회의 입장문으로 밝혀진 웹툰 지각비의 실태

 2017925일 한국 웹툰 작가 협회는 지각비 이슈에 대한 협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는 웹툰 지각비에 대한 개념과 기준, 금액(벌금)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웹툰 지각비 이슈가 떠오를 때 지각비에 시달리는 웹툰 작가들이 직접 관련 트윗을 해도 잘 이슈화되지 않았고. 또 보통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계약 조건 비밀 유지 조항 때문에 자세한 사정을 말할 수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협회가 직접 나서서 지각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그 부당함을 따짐으로서 지각비가 공개된 것이다.


한국 웹툰 작가 협회의 입장문으로 밝혀진 웹툰 지각비의 실태

 협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각비는 작가의 원고 업로드가 늦어졌을 때 작가가 그 달의 유료 수익을 포함한 총 수익의 특정 %를 지불하도록 하는 패널티다. 제택 근무의 근태 관리 성격을 띠고 있다.

 A사 기준의 마감 기한은 마감 이틀 전 오후 3시로 담당 PD의 수정 요구를 모두 들어주었을 때의 시각이란 전제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총 수익의 %를 떼어가기 때문에 유료 수익이 많은 작가일수록 금전적인 손해가 크다고 한다.

 여기서 확인된 팩트가 지각비가 회차별로 일정한 금액을 벌금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그 달의 유료 수익을 포함한 총 수익의 특정 %를 지불하는 것인데 이건 확실히 협회의 지적대로 지나친 패널티다.


 보통은 지각을 하면 지각을 한 화에 한해서 지각비를 걷는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지각하면 일정한 금액을 걷는 것으로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실은 총 수익의 특정 %를 지불하는 것이었다니. 무슨 지각비 패널티가 사채 고리대금업도 아니고 왜 이런 걸까.

 지각 2회시 3%, 3회시 6%, 4회시 9%를 플랫폼이 가져가는데 한 달 내내 지각하는 작가는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4회 지각을 가정해 그 달 총 수익의 9%를 가져가는 건 실로 무시무시하다.


 게다가 지각을 한다고 해도 해당 원고가 휴재 처리 되거나 업데이트 지연되는 것이 아니고. 플랫폼 측이 정한 송고 시간에 지각하는 것이라 독자가 보는 원고는 변함없이 정해진 시간에 올라온다는 것은 지각비의 당위성을 의심스럽게 만든다.

 휴재, 업데이트 지연을 하면 플랫폼 측이 피해를 보는 것이니 지각비 걷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하니. 송고 시간에 늦어도 플랫폼이 입는 손해가 없는데 왜 작가한테만 패널티를 부가하는 것일까?

 마감 당일도 아닌 마감 이틀 전에 원고 업로드 시간을 지각비 패널티 라인으로 정한 것도 작가와 협희 하에 정한 것인지 의문이고. 협의가 없이 플랫폼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면 지각비를 내는 게 당연하다’, ‘당연하지 않다를 떠나서 매우 부당한 일로 플랫폼 사업자의 횡포 맞다.


 계약서상에 플랫폼과 작가는 갑과 을로 표기되어 있어도, 작가가 일반 직원이 아니고 문자 그대로 작가로서 작품을 연재하는 것이며 플랫폼은 연재처를 마련해 주고 작품을 공급받는 것인데 상호협의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강제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물론 프로 작가로서 마감을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고,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지각비를 내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다.

 허나, 지각비가 회당 벌금이 아닌 총 수익의 %를 떼어가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과도한 징수이며, 당일 마감이 아닌 마감 이틀 전+PD의 수정 요구 완료=원고 송고 시간이 데드라인이란 것은 지나친 처사다.


 지각비에 찬성하는 작가도 분명 존재한다. 피곤한 일(지각) 안 하면 그만 아니냐. 지각하는 건 프로의 자격이 없는 일이다. 나는 지각한 적 없다. 이렇게 말하는 작가들도 많은데 '지각'이란 명제 하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각비'의 징수 방식과 금액이 과연 합리적으로 책정되었으냐는 분명 따져 봐야 할 문제다.


 플랫폼 측에선 독자 입장에서 연재 지각하면 회사와 작가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변명하는데. 과도한 지각비 징수는 작가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져 지각비가 이슈화된 것이니 더 이상 독자와의 약속이란 말을 넘어가면 안 된다.

 작가의 관점에서는 지각비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없애는 게 당연하나, 플랫폼의 관점에서는 지각비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니... 작가와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이지만, 결국 마지막 키를 쥔 건 플랫폼 측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각비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면 플랫폼이 작가들과 협의를 해서 조정해야 한다.

 정시 원고 마감을 위해 지각비를 부가하는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고 해도, 지각비 징수와 적용 방식에 대해서는 작가들의 충분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독자에 대한 회사와 작가의 신뢰란 걸 핑계 삼지 말고, 작가의 회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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