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코믹스 웹툰 작가 지각비 폐지 결정 이슈
2017년 11월 9일에 레진 엔터테인먼트(레진 코믹스)에서 소속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지각비를 폐지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본래는 그 이전에 소속 작가 전체에 공지 이메일을 돌렸는데 SNS상에서 그 사실이 밝혀져, 9일에 정식 공지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지된 지각비 폐지 관련 내용은 2015년 8월 이후부터 실행된 지각비를, 2017년 11월인 지금 현재 폐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 2018년 2월 1일까지 작가들과 맺은 계약서를 변경하고 필요한 서류 절차와 시스템 개편을 통해 최종적으로 없애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지각비 폐지는 플랫폼이 어느 한 순간 마음을 바꾼 게 아니라, 해당 조항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작가들과 협의하고 유관 부서에서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에 이르른 것이다.
웹툰 작가 협회에서 관련 이슈에 대한 공식적입 입장을 발표한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작가 입장에서의 계약서 내 독소 조항이 사라져 업무 환경이 나아진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이 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 있어 시그널(신호)을 보낸 긍정적인 사례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다른 곳도 아니고, 레진 코믹스가 지각비를 폐지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한국 웹툰계에서 지각비 이슈의 중심에는 레진 코믹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플랫폼도 어딘가는 지각비나 혹은 지각비에 준하는 패널티 조항을 넣는 것도 있을 텐데. 유독 레진 코믹스가 그런 쪽으로 잘 알려진 것은 몇 가지 특수한 상황이 있어서 그렇다.
본래 계약서에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서 내부 사정을 외부로 공개할 수 없는 게 원칙이나. 익명 활동이 가능한 SNS 특성상 지각비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와서 공공연히 알려진 것이다.
중병을 앓은 작가가 건강이 점점 나빠져 지각비로만 엄청 많은 돈을 낸 사례도 밝혀진 만큼. 지각비로 징수되는 금액이 상상 이상으로 높아 마감 엄수를 위한 단순 규제를 넘어서 독소 조항의 기능을 해서, 지각비 공개 이슈에서 작가와 플랫폼 각각 보안의 책임과 착취의 책임이 있어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지각비가 이제 폐지된다는 사실이다.
작가 관점에서 볼 때 여론의 등에 떠밀렸다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플랫폼으로서 그런 여론을 무시하고 지각비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선택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각비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도 엄연히 사실이라서 그렇다.
내년 2018년 2월에 완전 사라진다는 게 너무 늦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긴 한데. 지난 수년간 유지되어 온 조항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절차와 준비,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라고 본다.
즉,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는 것이란 말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해도 차분하게 기다리는 게 맞다.
지각비가 폐지된 이 상황에서, 플랫폼이 잘한 건 분명 잘했다고 칭찬하고. 작가들의 업무 환경이 개선된 부분은 작가로서 순수하게 기뻐하는 것으로 서로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