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를 향한 '불법러'들의 사이버 테러, 이제는 침묵하지 말아야 할 때
2018년 대표적인 불법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를 검거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불법 사이트가 판을 치고 있다. 국경을 넘은 한국 웹툰의 세계적인 인기와 더불어 불법 웹툰 사이트들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에도 한국의 웹툰 작가가 그들의 행태에 대응한다는 것은 현재로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웹툰 플랫폼 레진에서 '블라인드 플레이'를 연재 중인 YD 작가는 얼마 전 본인의 SNS 계정인 트위터에 '해외 불법 웹툰 번역에 대해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국내 합법 독자들과 함께 신고팀으로 활동하며 해당 캠페인을 홍보하고, 불법 웹툰 유포자 및 불법 이용자를 신고하는 방법을 포스팅하기도 하였다. '블라인드 플레이'가 러시아 불법 웹툰 사이트 한 곳에서만 2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YD 작가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플랫폼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로 각 나라마다 웹툰 번역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블라인드 플레이'가 연재되는 레진에서도 현재 영문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때문에 해외에서도 어렵지 않게 정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이용자의 숫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외 불법 웹툰 번역 반대' 캠페인을 진행한 YD 작가는 도리어 불법 이용자들로부터 심각한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 YD 작가를 인종 차별 주의자로 몰아감을 시작으로 스페인, 베트남, 포르투칼, 터키,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YD 작가의 트위터로 조롱하는 멘션을 보내거나, 대량 신고로 인해 YD 작가의 계정이 정지되는 일이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영상을 제작하면서까지 YD 작가를 조롱하는 사이버불링이 벌어지고 있다.
신상정보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려 루머를 생성하기도 하고, 불법 이용자들의 해킹 시도로 인해 쉼 없이 오는 비밀번호 재설정 문자와 요청 메일은 YD 작가의 일상생활부터 개인 사생활까지 위협하고 있다.
'해외 불법 웹툰 번역'에 대해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내준 작가들 역시 표적이 되기도 하였다. 특히 YD 작가와 유나 작가는 심각한 사이버불링을 일삼는 동일 인물의 계정을 반복적인 신고를 통해 없앴지만, 그러한 노력을 마치 비웃듯 계속해서 새로운 계정을 생성해 작가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외 다른 작가들 또한 해외 불법 이용자들의 무차별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작가 개인을 향한 다수 불법 이용자들의 테러는 '저작권 보호'와 '저작물의 올바른 이용질서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관에서 분명히 바로잡아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불법 이용자들의 사이버불링으로 인해 받은 피해를 한국 저작권 위원회의 호소해 보았지만 YD 작가는 결국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였다.
YD 작가는 "사람들이 불법 웹툰을 소비하는 게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법으로 업로드하는 외국인 중에는 자신들이 한국 작가들의 웹툰을 홍보해준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처벌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도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실질적인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환경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K-콘텐츠' 파급력은 세계적으로 더욱더 커지고 있다. 시대에 발맞춰 정부는 불법 콘텐츠 소비 관련 문제에 관하여 고심하고, 그에 맞는 관련 정책들을 펼쳐야 한다. 창작자의 피나는 노력을 폄훼하는 불법 공유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확실한 처벌이 필요하며, 성숙한 저작권 의식과 건강한 웹툰 시장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