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칼럼] 웹툰의 자율규제 체계화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2012년에 웹툰의 자율규제가 발의된 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2016년인 올해까지 명확한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자율규제 시스템의 완성과 정착은 플랫폼/작가 등 웹툰 업계 종사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필자는 웹툰 업계 관계자는 아니지만, 웹툰 독자이자 같은 창작자인 장르 소설가로서 만약 웹툰의 자율규제 체계화에 있어 '과연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라는 가정해 봤다.
결론은 작가가 같은 작가를 규제하면서 강제력을 구사하는 것이다
자율규제 시스템이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갖고 온전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면서 그 범위를 넘어서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해서는 안 될 것. 피해야 할 것. 민감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어떠한 것을 하면 안 된다고 규정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어긋나는 것은 철저히 배제하는 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건 초법적인 발상이다.
예를 들면 어떤 규칙을 정해 놓고, 그것을 지키지 않은 작가는 아예 플랫폼에 연재를 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규제의 강제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자율규제를 완전 부정하는 것이다.
작가가 어떤 플랫폼에서 연재를 하던, 그것은 작가 자유고 플랫폼 또한 컨텍의 자유다. 작가와 플랫폼 쌍방의 일이지 제 3자가 규제의 이름으로 침해할 수 있는 일이다. 이른 바 월권행위인 것이다.
자율규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작품 연재 이후의 일이 되어야 한다. 연재하기도 전에 작품을 규제한다는 것은 불가한 일이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너 만화 그리기 전에 나한테 보내서 검사 맡아’ 이건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게 무슨 대학교에서 학과 교수한테 레포트 제출하는 것도 아니고)
자율규제를 체계화한다는 미명 하에 웹툰 플랫폼 연재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쥐는 것은 웹툰판 권력의 사유화 현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아무리 깨끗하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손에 권력을 쥐어주면 마빡에 검은 영혼석 쑤셔 박고 디아블로되는 것도 순식간의 일이다. 권력 앞에서 지성과 도덕성을 유지하는 것은 타락에 있어 고난이도의 내성 굴림이 필요한 일이다.
현재의 한국 웹툰판에서도 학벌로 연결이 되어 ‘우리가 남이가?’ 헬조선 정신으로 같은 라인 작가 밀어주고 반대편 작가를 멀리 하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만약 규제라는 이름으로 웹툰 연재 자체를 좌지우지하고 그 중심에 작가가 있다면 웹툰판 비선실세의 탄생은 필연적이다.
자율규제의 근본에 작가가 있는데 규제의 지나친 강제력은 작가를 초월한 것이며, ‘작가가 같은 작가를 규제할 수 있는가?’ 거기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객관성, 중립성, 공신력을 전부 갖추었는지 검증해야 한다. 어떤 만화가 연재 가능한지 검증하겠다고 한다면, 검증하는 사람과 기관 자체의 능력과 자격도 검증해야 마땅한 것이다.
자율규제의 체계화에 있어 어느 정도 강제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자율규제의 근본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게임의 밸런스를 조절하듯이, 규제의 밸런스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