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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VR의 결합, 과연 4차 산업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잠뿌리 | 2017-05-24 13:27

웹툰과 VR의 결합, 과연 4차 산업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만화 진흥원 관련 기사 중에서 웹툰과 VR의 결합을 4차 산업혁명의 新모델로 삼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봤다. 그 밖에 대형 포털 웹툰과 웹툰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VR 웹툰에 투자를 하면서 신사업 아이템으로 개발한다는 기사들도 있었다.

작년 2016년 9월경에 코믹 GT에서 VR 웹툰을 선보였다가 소리 소문 없이 서비스 종료를 했을 때, VR 웹툰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칼럼을 쓴 바 있는데.. 만화계에서 아직 VR 웹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새로운 모델로 삼으려는 걸 보니 여러 가지로 의문이 든다.

먼저 번 VR 웹툰 칼럼이 코믹 GT에서 서비스한 VR 웹툰의 기능적 문제점을 다루었다면, 이번 칼럼에서는 과연 VR과 웹툰이 어울리는 컨텐츠인지. 또 지금 현재 어떤 한계점에 봉착했는지 한 번 짚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우선 VR 기기의 보급률을 생각해 봐야 한다. 소비자 판매용 VR이 생겨난 지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이고 판매 중인 VR 기기 가격도 저렴한 편은 아니라서 보급률이 낮은 문제가 있다.

VR 웹툰을 만든다고 해도 그걸 보기 위해서는 VR 구입비용이 또 따로 드니, 기존의 웹툰 소비자들이 VR 웹툰으로 고스란히 옮겨올 가능성은 적다.

보통, 웹툰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많이 보는데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이니까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이고. 그걸로 겸사겸사 웹툰을 보는 것이라서 그렇다.

다음은 VR 웹툰 제작 기술 노하우의 문제가 있다. VR 시장이 생겨난 지 몇 년 안 됐기에, 웹툰을 VR용으로 만든다고 해도 제작/기술 노하우가 전무할 텐데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코믹 GT의 VR 웹툰은 웹툰 내용 자체에 VR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가상현실의 방, 옥상, 야외에 만화책이 있는 걸 펼처서 그 안의 내용을 보는 것으로 구현해서 VR 기술의 의미가 없어졌다.

VR 기술을 제대로 적용시킨다면, 이론적으로 이용자가 헤드 트레킹으로 360도로 화면을 돌려 보고, 등장인물의 음성과 효과음, 배경음악을 지원해서 시각, 청각적인 요소를 더해서 만든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음성까지는 아니더라도 효과음과 배경 음악 같은 사운드적인 부분은 이미 지금 현재의 웹툰도 지원하고 있는 기능이다.

화면 360도 돌려보기 같은 경우도 애매하다. 보통, 그렇게 돌려보기를 지원하는 경우 주로 입체적인 사진이나 그림이 거기에 해당해 돌려 보는 시점, 각도에 따라 거기에서 밖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을 때 보는 경우인데.. 웹툰의 그림은 입체적인 연출을 해도 원고지 자체가 종이 페이지를 기반으로 해서 평면적이라 360도 화면 돌려보기를 해도 똑같은 그림만 보일 텐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컷을 분리해서 본다거나, 애니메이션 효과를 집어넣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웹툰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하는 게 아닐까 싶다.

웹툰의 포인트는 스크롤 뷰 방식으로 내려서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컷 구성과 연출에 있어 페이지를 넘겨서 보는 페이퍼 뷰로 그리는 출판 만화와 차이가 있는데, 거기서 벗어나면 니 맛도 내 맛도 아니게 된다.

애니메이션 효과에 포커스를 맞추면, 차라리 VR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지. VR용 웹툰을 애니메이션처럼 만드는 게 무슨 메리트가 있는 걸까?

결과적으로 VR 보급률이 낮은 문제와 VR 기술을 적용시킨 웹툰 자체를 만드는 제작/기술적인 문제가 풀어야할 숙제다.

사실 애초에 VR 웹툰 관련 기사들은 VR 웹툰 시연만 간단히 한 것 정도에, VR이 신사업 모델이니까 웹툰을 거기에 접목시키겠다! 라는 포부를 밝히는 것에 지나지 않아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성공에 대한 보장은커녕, 어떤 명확한 모델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VR 시장은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막 개척 시대를 맞이한 것과 같아 드넓은 바다를 헤쳐 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지만.. 그 바다 너머 미지의 영역이 신대륙이 될지, 아니면 앵무조개 뒤집어 쓴 비만 발록이 잠들어 있는 태평양 밑바닥의 르뤼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요한 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꿈과 희망만 품고 뛰어 들면 안 된다는 거다.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VR 보급에 대한 시장 조사와 VR 기술을 적용한 웹툰에 대한 연구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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