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VS 만화 시즌 2] #04.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년, 이충호의 『마이 러브』
1990년대 초중반 한국 만화의 절정기. 150만 부의 단행본 판매와 『아이큐점프』에 함께 연재되던 『드래곤볼』의 대항마로 불리던 작품, 바로 이충호의 『마이 러브』에 대한 수식어다. 연이어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붙여준 후속작 『까꿍』의 댕기머리 소년 까꿍만큼이나 반지에서 알몸으로 튀어나는 『마이 러브』의 레오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남아있다.
옥황상제의 손자, 레오는 천상계에서 바람둥이로 방탕하게 살다가 반지에 갇히는 저주를 받는 나름의 사연이 있는 캐릭터다. 『마이 러브』는 그런 그가 지상으로 내려와 현준을 짝사랑하던 소녀 다혜와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으로 저주를 풀게 된다는 익숙한 스토리다. 여기에 보바도사와 청멍도사, 살인청부업자 날라리아와 같은 감초 캐릭터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웃음을 책임진다. 작은 조연까지도 세밀한 설정이 녹아있는 이충호 작가 작품의 특징은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당시 『마이 러브』의 인기 요소 중 하나는 시종일관 뽀뽀나 포옹을 조르는 정도의 건전한 섹시코드였다. 지금 기준으로는 건전하다 못해 순수(?)할 정도지만, 반지에서 알몸으로 등장하는 레오가 다혜에게 음흉한 추파를 던지다가 얻어맞는 장면은 그 당시 소년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가슴 떨리는 풋풋한 사랑과 약간의 노출, 배틀 등 지금은 독자들도 다 아는 소년만화의 어떠한 공식들이 『마이 러브』에 잘 녹아들어 있었던 셈이다. 또한 만화가가 직접 웃음을 주는 오너 캐릭터의 등장은 『마이 러브』 안에서 깨알재미를 담당한다. 오너캐릭터가 등장인물과 대화하며 유행어를 던지고, 주인공에게 얻어맞은 뒤 스토리로 보복하겠다고 협박까지 하는 개그가 당시에는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3권부터는 스토리작가 엄재경이 투입되며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던 『마이 러브』는 배틀, 판타지로 장르가 바뀌게 된다. 처음과 끝이 상이하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충호의 만화 이력을 꼼꼼히 살피면 판타지에 대한 씨앗은 이때부터 뿌려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장르가 변화되기 시작하면서 만화 내부의 세계관도 복잡해지고 넓어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SD캐릭터의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면서 한층 귀여워지고 캐릭터들의 개성도 강해진다.
최신 유행과 유머를 담고 있던 『마이 러브』를 지금 다시 본다면, 어쩌면 그때만큼은 웃지 않을 수도 있다. 더 자극적인 혹은 더 과한 개그는 인터넷만 켜도 매일 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린 어떤 시절에 대한 향수. 그 시절에 통용될 수 있었던 웃음이 『마이 러브』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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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에이코믹스 http://acomics.webtoonguide.com/archives/2348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