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FOR WHOM - 히어로의 고뇌

박성원 | 2016-09-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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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입니다. 그것도 본토스러운, 정통의 히어로물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어요. 여기서 본토가 어딘가 하면 물론 미국입니다. 제가 미국의 히어로 코믹을 읽어본 건 아니지만, 실사 영화를 몇 개 보고 주워들은 내용에 따르면 상당히 정통적인 히어로물인 것 같아요. ‘FOR WHOM’이라는 웹툰입니다.

 

가장 먼저 그림체부터가 그런 느낌입니다. 물론 레진코믹스의 웹툰 스펙트럼은 굉장히 다양해서, 그만큼 다양한 그림체가 존재하지만, ‘FOR WHOM’의 그림체는 가끔씩 보던 미국코믹스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일부러 맞췄을 수도 있겠고, 작가가 영향을 많이 받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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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 배경 또한 미국인 것 같습니다. 인물부터가 서양인이고, 은행 강도를 비롯한 불량배들이 튀어나와서 툭하면 총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는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 ‘국가’에 대한 개념은 현실과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가 자체가 사라졌다고 볼 수 있겠어요.

 

‘세계정부’라는 개념이 만화를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데요. 꽤나 이상적인 주장을 늘어놓는데, 아마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지만 작품 속에서는 이미 확고히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치안유지군’이라고 해서, 세계 경찰 역할을 하는 집단도 있는 것 같고요. 국제정치적으로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있겠군요.

 

주인공 ‘벤자민’은, 히어로물의 시작이 그렇듯 평범한 10대 소년이에요. 신체적으로는 충분히 성숙해 보입니다만. 하여튼 벤자민은 어느 날 갑자기 슈퍼 파워를 깨닫습니다. 중력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이라는 설명이 제일 적절할 것 같은데, 보드를 타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스스로 몸을 띄우며 적의 무기를 원거리에서 짓누를 수도 있어요.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한 능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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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얻는 과정에서 극적인 전개는 없습니다. 마치 샤워를 하다가 자신의 사소한 신체적 특징, 이를 테면 엉덩이의 작은 점 같은 것을 발견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물론 그보다는 조금 더 놀랐겠지만요. 하여튼 벤자민은 능력을 얻게 되는데, 주변 환경도 초짜 영웅에게 우호적입니다. 그의 아버지도 오랜 경험을 지닌 영웅이었거든요.

 

아버지 ‘나다니엘’은 영웅 이름을 대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유명한 영웅이고요. 주인공 벤자민은 그런 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착실히 능력을 컨트롤하고 모범적인 영웅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니까 쫄쫄이를 뒤집어쓰고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범죄자들을 퇴치하는 거죠. 어려서부터 히어로가 등장하는 매체를 보고 자란 학습효과일지도 모르겠어요. 벤자민은 아버지가 영웅이라는 사실은 생각도 못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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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은 무려 17년만에 새롭게 탄생한 - 혹은 그렇게 알려진 - 영웅이라 단번에 인기 스타에 등극합니다. 이제 벤자민은 평범한 학생과 인기 영웅의 이중생활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 현실에서 그리 유리되지 않은 사람들의 영웅 모험이라는 것은 썩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통제되지 않은 초현실적인 능력, 그들이 시민들을 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피해, 그런 것들은 대체로 영웅들의 힘이나 선한 의도와는 별개로 골치 아프기 마련이거든요. 일반 국가도 아니고 ‘세계정부’에서는 히어로들에게 제약을 가하고, 갈등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다소 고전적인 소재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드물게 전통적인 히어로 만화를 표방한 만큼 - 아마 독자들은 그렇게 느낄 거예요 - 정석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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