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9교시엔 XOXO - 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웹툰

namu | 2015-08-30 16:06

 

 

 

한때 90년대 청춘들의 고민과 사랑을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엄청난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그 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과거 시대가 어땠는지, 또 그 시절의 청춘이 어땠는지도 보여주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우리가 잊고 지낸 과거처럼 무뎌져 버린 오래된 연인들의 이야기.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란 노래가 생각나는 웹툰 9교시엔 XOXO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일을 한 학원 강사 올해 나이 39세 은비와 취업 준비생을 가장한 자발적 백수 장부. 그는 10살 많은 여자친구한테 얹혀사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은비는 남자친구와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 했지만 집에 도착하니 장부는 그냥 집에서 누워서 배 긁으며 티비나 보고 있다. 피자 남은 거 먹으라면서 달랑 한 조각 남은 피자를 가지고.. 동료 학원 강사는 남자친구가 호텔까지 예약해 놨다는데.. 뭐 호텔까지 바라는 건 아니어도 둘이 로맨틱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건 모든 여자들의 희망사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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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물아홉인 남자친구와 내년이면 마흔인 자신을 생각하며 은비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고, 장부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는다. 친구 커플이 펜션을 예약했는데 그 친구 커플이 못 오게 되었다며 대신 좀 와달라고. 그렇게 둘은 급작스럽게 다음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장부는 사실 번듯한 직장을 잡고 남부럽지 않게 크리스마스를 챙겨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굳이 자격증 시험을 일주일 앞둔 시기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고 생각 중.

 

여기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여자는 큰 게 아니더라도 같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고 남자는 한 번에 근사하게 해주고 싶어 한다는 점. 커플들이 제일 많이 싸우는 게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자는 사소하게 잘해주기를 바라고 남자는 평소에는 그저 그렇더라도 한 번에 잘해주면 된다는 주의.. 둘이 차를 타고 가는 대목에서는 토니 베넷의 그윽한 재즈 음악이 흘러나온다.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로맨틱한 음악이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차를 몰고 가는 도중 수상한 남자 셋이 차 앞을 가로막으며 차를 세우게 되고, 그들은 사람을 잘못 봤다는 묘한 말을 남긴 채 떠난다. 도착한 펜션에는 장부의 친구들과 여자친구들이 있었다. 장부는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도 소개해주지 않고 안으로 쓱 들어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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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이 되자 여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얘기로 분주하다. 고가의 선물 얘기가 오고 가는데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은비가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기분 전환하러 온 펜션인데..”언니는 뭐 받았어요?” 하며 물어보는 15살 이상 차이 나는 어린 핏덩이들.. 은비가 둘러댈 틈도 없이 장부는 우리는 그런 거 안 했고 그냥 마음적으로 사랑을 주고받았다는 말을 한다. 이미 이 모임에서는 저 커플은 회비도 못 낼 거 같다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

 

은비는 거기서 고기를 자처해서 굽고 있고 자신이 그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은비의 화를 더더욱 돋군다. 장부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던 상황에 마침 펜션 주인아저씨가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발견한다. 이 목걸이는 은비 장부 커플이 도착했을 때 아저씨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을 손님이 두고 간 것 같다며 주웠던 그 목걸이. 장부는 사정사정해서 그 목걸이를 달라고 부탁을 하고 아저씨는 비싼 것도 아닌 거 같으니 그냥 주겠다고 한다. 장부는 그 목걸이를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건넨다.

 

하지만 은비가 그 목걸이를 못 봤을 리 없을 터.. 비참한 기분에 휩싸인 은비는 장부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해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낙석주의라는 푯말이 세워진 절벽에서 싸우던 둘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되고 어쩐 일인지 눈을 떠보니 1999년으로 와있다.

 
 
여자가 된장녀고 남자가 무능하다는 의견들이 많이 보이지만. 은비가 굳이 된장녀라기보다는 은비는 장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듯한 느낌을 오래전부터 받아왔었던 듯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과거 장부와 보냈던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있다. 장부는 기타를 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랑 노래를 불러주었고 그런 경험은 은비에게 있어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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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는 여자친구와 동거를 하면서 설렘이나 의무감 같은 게 많이 사라진듯해 보이고, 또 우리정도 오래 사귀었으면 굳이 기념일을 챙겨야 하나 나중에 취직하면 한번 크게 쏘면 되지.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했던듯하다. 하지만 오래된 사이일수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 커플을 보면서 알 수 있다. 남녀가 처음에 만나면 호감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해도 이해해주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노력한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너그러워지지만 오래된 사이일수록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게 되고 또 그로 인해 실망감도 배가 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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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는 연인 사이에 우열이 있다는 말에 코웃음을 치곤했지만 과거로 돌아오고 젊어진 은비가 다른 남자들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하게 되고 이 말을 실감하게 된다. 오래 사귄 연인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착각은 익숙함에 무뎌져 상대방이 자기의 소유라고 생각하며 그 관계에서 조금 덜 좋아하는 사람이 항상 관계의 우위에 서려고 하는 것.. 연인뿐만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에서 볼 수 있는 형태.. 이건 그냥 우리의 본능일까?

익숙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만화 9교시엔 XOXO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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