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쇄살인마가 내가 좋대! '흉악범과의 면담'

최선아 기자 | 2020-01-09 15:05

연쇄살인마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 웹툰으로, 이번에는 단행본으로 찾아온 BL ‘흉악범과의 면담’은 33명을 죽인 살인마 키스터와 기자 지망생 조나단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위험한 남자, 하지만 내 사람에겐 따뜻하겠지’ 류의 이야기라면 2000년대 초반 어드매 유행했을 터(누가 뭐래도 요즘은 조신남, 직진남의 시대가 아닌가?). 원더키드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2020년대에 ‘흉악범과의 면담’이 레진코믹스 BL웹툰 순위권을 차지하고, 1,300%를 넘는 달성률을 자랑하며 단행본 제작 펀딩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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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범인이 누군데? 뒷내용이 궁금해지는 스릴러

‘흉악범과의 면담’은 BL이지만 스릴러물의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특히 누가 살인마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이 아주 쫄깃하다. 감옥에 수감된 연쇄살인마 키스터와의 면담을 마치고 돌아온 조나단은 키스터가 자신을 쫓아올 거 같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키스터의 살인을 따라한 모방범이 등장하고, 키스터의 마지막 타깃이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촌 바론, 지나치게 친절하게 굴며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하는 친구 로베르트, 키스터에 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심리전문가 로벤, 의미심장한 조언을 하는 친구의 연인까지. 누가 아군이고 누가 살인마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는 의심은 만화를 보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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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나쁜 남자는 매력있다. ‘내 사람에게만 따뜻’하다면

 나쁜 남자는 더이상 옛날만큼의 위명을 갖고 있지 않다. 옛날 같았으면 매력 있는 나쁜 남자로 등장했을 캐릭터들은 최근 소위 ‘똥차’로 취급받고, 주인공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나쁜 남자를 버리고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조신남을 선택한다. 이런 변화는 나쁜 남자를 소비해왔던 소비층의 인식 전환에 따른 것이다. 이전 시대를 풍미한 나쁜 남자 선호에 남성 중심적인 시각이 개입했다는 의견도 등장했다.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나쁜 남자는 매력 있다.(바람둥이만 아니면 된다.) 나쁜 남자에 관한 선호에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이 반영됐다. 타인에게는 얼마나 나쁜 사람이건 나에게만은 한없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상대의 모습은 나에 대한 상대의 사랑을 증명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사람 중 하나인 나를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장치가 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특별해지고 싶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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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불공평한, 두 사람의 연애

‘흉악범과의 면담’은 모방범을 잡기 위해 협력을 요구하는 키스터와 그런 키스터에게 끌리는 조나단의 관계가 여러 사건 속에 잘 녹아들었다. 정체를 모르는 적(모방범)으로부터 목숨을 위협받으며 오히려 살인마만이 믿음직스러운 상황에 빠진 조나단의 심리가 인상적이다. 사실 키스터의 사랑에 비해 조나단의 사랑은 일견 스톡홀름 증후군을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키스터의 헌신적인 사랑이 더욱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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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과의 면담’은 꽤 재밌다. 아쉬운 점은 글쎄, 같이 책을 읽은 다른 기자의 말로는 두 사람은 책 3권 동안 뽀뽀 2번밖에 안 했다고 한다. 현재 이 작품은 레진코믹스뿐 아니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도 론칭했다. 이미 완결이 난데다가 카카오페이지에서 1일마다 무료로 풀려있어 접근성이 꽤 높다.  두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DB를 눌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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