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날 자극하지 마라. 건드리면 흥분되니까. <갓핑크>

임수신 | 2020-06-04 10:13

핑크맨은 ‘콜로서스’라는 기업에 의해 만들어진 군사용 생체무기로, 19년 전 발발했던 전쟁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수십 명으로 구성된 킬러 집단에 의해 핑크맨은 사살되었고, 아직 전 지구는 전쟁으로 입은 피해를 복구중이다. 사살된 핑크맨의 신체는 킬러들이 조금씩 나눠 가지게 되어 핑크맨의 모든 신체 부위는 조각조각났다. 그리고 핑크맨의 신체를 소유한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소유한 부위마다 능력의 종류는 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핑크맨의 왼팔을 가진 사람은 치유능력을, 왼쪽 귀를 가진 사람은 신체를 분리할 수 있다. 

주인공 '박성기'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나, 그의 어머니 매구가 핑크맨 사살 작전에 투입되었던 킬러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매구가 받은 부위는 하필이면 핑크맨의 성기...였고, 그녀는 자신 대신 아들 성기에게 핑크맨의 성기를 부착했다. 그리고 핑크맨의 성기를 소지한 우리의 주인공 박성기는 흥분할 때마다 온 몸이 빨개지고 커지며 딱딱해진다고 한다. 

흥분한뒈여

핑크맨의 신체를 나눠 가진 사람들 사이에는 평화 협정이 맺어져 있었다. 약 20년동안 협정은 잘 유지되어 왔지만, 자신이 핑크맨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킬러 집단의 멤버, 불가살이 아버지의 신체를 모으기 위해 평화 협정을 깨고 다른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불가살의 공격으로 매구의 혈액, 장기, 피부 등은 오염되어 이를 모두 교체하기 전까지는 병으로 고통받을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성기는 회복능력을 가진 핑크맨의 왼팔을 가져와 엄마에게 이식하려 한다. 

작품 초반 성기의 목적은 분명했다. 엄마를 치료하겠다는 것. 그래서 성기는 불가살을 포함해 자신을 죽이려는 이들을 제압하려고만 하고 되도록이면 선제공격도 피한다. 이 때문에 작품 초중반에는 주인공이 맞아야만 안심이 되는 기묘한 감상을 준다. 자신을 죽이고 싶어서 혈안이 된 이들에게 진심으로 대응하지 않으니 주인공이 크게 다칠까봐 전전긍긍하며 작품을 읽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성기는 변한다. 공격하는 데 망설임이 없다. 사람을 죽이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심지어 환자 판정을 받은 엄마가 실은 가짜라는 것을 눈치챈 이후에도 핑크맨의 신체를 모으려 한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성기는 마치 목적을 잃고 표류하는 방랑자, 터지기 직전의 폭탄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확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화려한 액션 연출이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초인이라 전투시에는 탈인간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런 부분들을 작가님들이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셔서 그림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 

아이갓챠

또, <갓핑크>에서는 매력적인 Dol.I 설귀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설귀는 필자가 오랜만에 만난 진성 악당이다. 애매한 스토리텔링을 어거지로 붙이지 않은, 그야말로 잡음 없이 깔끔하게 나쁜 놈이다. 설귀라는 캐릭터를 통해 잘못된 신념, 강한 힘, 그리고 전투 기술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만들어낸 환장의 콜라보레이션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고릴라라니 말넘심

화려한 액션 만화 <갓핑크>는 네이버에서 연재 중이다. 과연 주인공 성기가 어디까지 흑화할 것인지, 핑크맨의 신체를 노리는 여러 집단 중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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