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지름신이 강림하시었다 ‘일단 질러! 질렐루야’

임수신 | 2020-09-05 15:04

짬뿌

<일단 질러! 질렐루야>는 물건 리뷰 웹툰, 그 중에서도 아이디어 상품 사용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형 의류관리기, 타이머 콘센트, 계단을 손쉽게 올라갈 수 있는 세바퀴 카트 등 신박한 제품을 매 화마다 아기자기한 스토리와 함께 소개한다. 주인공은 병아리 ‘개나리’와 비둘기 ‘닭둘’로, 나리와 닭둘이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사용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리는 어딘가 한 군데 나사가 빠진 듯한 중병아리이다. 본가는 시골이나 취직하며 서울로 상경해 닭둘과 함께 살고 있다. 일상 꿀팁을 올리는 SNS 인플루언서 ‘옐로뿅’으로 활동하며 엄청난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종종 사업병이 도지나, 그녀가 여태껏 기획한 사업 아이템은 모두 시장에 이미 출시되어 있어 번번히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하곤 한다. 나리의 룸메이트 닭둘은 우등생, 명문대 진학, 대형 로펌의 능력있는 직원이라는 정석적으로 모범적인 인생을 살았으나 자아를 찾기 위해 부모님 몰래 로펌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꿈을 쫓아 웹툰 작가가 되었다. 엄청난 화장술의 소유자이며, 꼼꼼한 듯 하나 약간의 허당미가 있다. 그리고 나리의 사업병이 발동할 때 마다 나리를 열심히 만류 중이다. 

이 만화는 치킨보다 피자를 찬양해서 좋다

만화의 소재가 되는 아이디어 상품들은 모두 작가님의 사비로 구매한 것들이다. 가격대는 몇천 원대부터 n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사비로 구매하기에는 비싼 물건들도 적지 않게 보이지만, yami 작가님은 협찬을 모두 거절하신다고 한다. 객관성을 잃지 않고 공정하게 리뷰를 하기 위해서이다. 뒷광고가 판을 치는 현 세태에 참으로 신뢰할 만한 창작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작가님이 작품에서 다룬 제품 중 한 품목이 갑자기 판매량이 급증하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판매자가 작품의 댓글란을 찾아와 작가님께 사례를 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남기고 간 사건이 이를 증명한다. (56화 ‘소형 의류관리기’편 참조.) 뿐만 아니라 <일단 질러! 질렐루야>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직접 사용해 보지 않고서는 발견할 수 없는 제품들의 장점이 잘 드러나 있다.(본격 소비권장만화.) 장점 뿐 아니라 단점도 종종 회자된다. 아무리 편리한 상품이라 할지라도 yami 작가님은 불편한 점, 오용될 우려가 있는 점, 개선되어야 할 부분 등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드러내시기에 작품이 더욱 신뢰할 만하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끌렸던 물건은 벌레 흡입기이다. 필자는 모든 종류의 벌레에 공포를 느낀다. 초파리조차도 손으로 잡지 못한다. 지난 여름 모기 한 마리가 방에서 나왔을 때, 떨면서 온 몸을 이불로 감싸고 땀을 뻘뻘 흘리며 자는 것을 택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필자에게 42화 ‘벌레 흡입기’는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고민을 해결하러 와 준 것만 같은 고마운 회차였다. 벌레를 빨아들여 전기충격으로 죽인 뒤 가루를 탈탈 털어내기만 하면 된다니, 혁신적이지 않은가. 이 리뷰를 읽는 분들 중 필자처럼 벌레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일단 질러! 질렐루야> 42화를 꼭 보시길 바란다. 

공작파 vs 이득파

단숨 제품 리뷰에만 그친다면 이 웹툰의 재미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나리와 닭둘의 케미, 나리와 남조류의 로맨스 (믿기지 않겠지만 캐릭터의 이름이 ‘남조류’이다. 사람으로 치면 ‘남사람’인 셈...) 그리고 닭둘 - 공작(닭둘의 전 직장동료이자 현 클라이언트) - 이득(나리의 동생)의 삼각관계가 어떤 기류로 흘러가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이 작품의 묘미이다. 특히 닭둘의 로맨스는 귀여운 연하남 이득과 잘생긴 공작의 기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필자도 살다 살다 새들의 로맨스에 설레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행복하렴 남조류씨

아이디어 상품 소개를 넘어서서 독자의 소비까지 촉진하는 만화, 조류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귀여워서 견딜 수 없는 만화. 이 리뷰를 읽으신 분들도 <일단 질러! 질렐루야>의 매력에 퐁당 빠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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