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는 친구 맞지?, <해오와 사라>

나예빈 | 2020-1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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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테 인어를 묘사해달라고 부탁하면 어떤 인어를 볼 수 있을까. 모두 사람의 상체를 가지고, 다리 대신 물고기 꼬리를 가진 형태를 그릴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보여 달라고 하면 너무나 유명한 디즈니 캐릭터 에리얼을 떠올릴 것 같다. 그런 서구의 인어가 아닌 한국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인어는 어떤 느낌일까. 사람들은 제주 해녀를 인어에 비유해 표현하기도 한다. 자유롭게 바다를 헤엄치는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사진, 그림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도 많다. 그렇다면 인어라는 호칭을 가진 해녀와 진짜 인어가 제주 앞바다에서 만나면 어떨까. 무언가 상상이 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여기 <해오와 사라>에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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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사는 해오. 해오는 어렸을 적, 해녀인 엄마를 따라 종종 바다에 나갔었다. 헤엄에 재능이 있는 해오는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겁 없이 바다에 잘도 뛰어들었고 너무나 깊숙이 들어가 그곳에서 인어를 보게 된다. 놀라 엄마에게 자신에 본 것을 이야기하지만 엄마는 차가운 눈빛으로 인어는 없다며 해오를 집으로 데리고 돌아간다. 그날 밤, 엄마는 해오에게 자신도 인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만 때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비겁해져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렇게 인어의 정체를 알게 된 해오는 엄마를 잃게 된다. 혼자 남겨진 해오는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다. 조금 더 성장한 해오가 엄마를 따라 해녀가 되었을 때, 다시 인어와 마주하게 된다. 그 인어가 바로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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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는 자기만 믿었던 인어가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 같아 놀랐지만, 그보다 바닷가에 쓰러져있는 어르신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해 인어를 놓치고 만다. 해오는 사람들에게 인어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신 침묵으로 인어를 지키기로 한다. 이렇게나 정신없는 해오를 가만두지 않는 예비 시어머니. 해오는 어른들의 결정으로 동우와 결혼을 할 예정이었다. 시어머니는 여자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동우를 위해 고분고분하게 뒷바라지를 할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해오가 물질을 해 번 돈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자신 편 하나 없다고 해오는 인어의 편에 서서 비밀을 지켜주고 있었고, 해오를 안쓰럽게 여기고 있는 동네 언니 연지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조언을 해준다. 해오 자신의 몫을 꼭 챙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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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던 해오와 사라. 둘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해오는 마을에서 인어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대화 내용을 전달해주고, 사라는 해오를 위해 전복을 따다 주거나 동네 사람들이 바다에 와서 하는 비밀 이야기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친구가 된 둘. 해오에게도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나 싶었을 때, 해오에게 큰 시련이 닥친다. 해오의 예비 신랑인 동우가 고등학교 시험을 보기 위해 부산을 간다는 소식을 알게 된 해오는 자신도 동우를 따라 작은 섬을 떠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물질해서 돈을 벌어 동우 뒷바라지를 해야지 무슨 소리냐며 오히려 역정을 낸다. 화가 난 해오가 그동안 자신이 물질한 거로 시어머니가 돈을 벌지 않았느냐고 당차게 맞받아치고, 시어머니는 사람들 앞에서 욕을 하며 해오의 뺨을 내려친다. ‘니가 할 일은 평생 물질해서 동우 보필하는 거. 그거 하나다!! 이 얼빠진 년아!!’이게 바로 시어머니가 생각하는 해오의 존재였다. 해오는 그렇게 자신의 편인 사라를 찾아 바다에서 정신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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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는 다행히 사라의 도움으로 물속에서 정신을 잃지 않는다. 바다에 몸을 던졌을 때처럼 깊게 가라앉은 해오의 기분. 해오의 할머니는 해오를 달래주기 위해서 해오의 어머니가 공부했던 책을 주는데, 시어머니는 해오를 자기 아들을 위한 물건 취급을 한 것도 모자랐는지 어머니의 유품이자 해오의 희망을 불 속에 던져버리고 만다. 해오는 불에 손까지 넣고 책을 지키려 애를 썼지만 결국 책은 타버리고 흔적 없이 사라진다. 해오는 이렇게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고, 그 차별 속에서 해오라는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애를 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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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것이 사라. 해오는 자신의 몇 안 되는 편이자 친구인 사라와 함께 점점 동우의 예비 신부, 시어머니의 종처럼 타인이 지워나가 잃어가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웹툰 속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빼앗기는 수많은 인물을 보이고, 그 인물들이 자신이 고른 방법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사랑, 글공부, 헤엄. 제각기 다른 방법이지만 스스로 하나씩 발걸음을 찍어나가는 그들. 이렇게 해오와 사라에게도 행복이 찾아오나 싶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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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섬을 떠나있던 제주 도립병원의 딸 최여희가 돌아온다. 그녀는 해오가 사라와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인어의 피를 가져오면 몸져누운 친구의 남자친구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하거나 해오와 잘 아는 사이인 연지에게 자신은 인어를 잡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해오가 인어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 않냐고 떠보기까지 한다. 선한 사람으로 보이던 최여희는 대체 어떠한 마음을 품고 마을로 돌아온 것일까. 정말 최여희는 아이들을 이용해 인어를 잡아드려 이득을 취할 속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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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이 어찌 되었건 돌아온 최여희가 섬에 여자아이들을 위한 야학을 열어주어 마을의 모든 여자아이들이 그곳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평소 글을 너무나도 배우고 싶어 했든 해오는 이 상황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사라에게 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이야기하자 사라의 표정이 좋지 않다. 사라는 해오가 내심 부러움을 표현하고 자리를 먼저 떠버리는데. 집에 홀로 돌아가던 해오는 “인어들은 다 그렇게 사니까.”라고 말하며 인어들이 하지 못 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꼭 “여자들은 다 그렇게 사니까.”하고 자신이 숱하게 들어왔던 말들과 비슷하게 들렸다며 스스로가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둘은 점점 멀어지는 것이려나. 해오와 사라. 사람과 인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울 둘 사이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다음 웹툰, <해오와 사라>으로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