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목욕탕집 여자들, 왕도적인 촌동네 하렘물

박성원 | 2021-01-16 13:30

주인공 '한결'은 보험사 직원으로, 인구가 1만 남짓한 동네에 새로운 지점으로 진출하게 된 회사의 결정으로 좌천 비슷하게 지점장이 되어 시골로 내려오게 됩니다. 무슨 사내 정치나 음모에 의한 결과는 아니었고, 한결의 고향인 데다 술자리에서 물 좋고 인심 좋고 등등 이상한 소리를 남발한 결과였죠. 인구가 그래도 만 명이나 되는데 불금에도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동네의 비밀은 바로 목욕탕에 있었습니다. 이 목욕탕은 자매들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놀랍게도(?) 여탕 남탕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미인인 자매들이 떼밀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남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목욕탕을 찾고 있죠.

목욕탕집 여자들 목욕탕에서만남
고향으로 돌아온 한결을 목욕탕집 자매들은 열렬히 반겨줍니다. 세 자매 중 가장 눈에 띄는 미인인 두나는 한결과 초등학생 때 짝꿍이었고 그를 짝사랑했다는군요. 다른 자매들도(심지어는 유부녀도!) 점차 한결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이 과정이 어색하거나 억지스럽지는 않은데, 작중에서 그는 상당한 미남으로 묘사되는 데다, 서울에서 금의환향한 젊은 남자라는 스펙은 꽤 괜찮은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목욕탕집 여자들 목욕탕전경
리뷰글의 제목에서 적은 '촌동네 하렘물'이란 제가 임의로 설정한 장르입니다. 이 장르의 관습은 대략 이렇습니다. 변변히 내세울 게 없는 촌동네에 왠지 엄청난 미인들이 득실거리고, 주인공은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상경했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고향에 있는 여자들(미인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주인공과 묘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죠.

목욕탕집 여자들 메인히로인
'목욕탕집 여자들'이라는 특정 작품과 필자가 정의한 장르를 비교해 보면 아실 수 있겠지만, 장르적 법칙에 매우 충실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는 웹툰이라는 의미는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여러 가지 장점으로 무장한 수작인데, 일단 작화가 다소 도장찍기 성향이 있는 걸 차치하면, 지나치게 공장식 부담스러운 느낌도 아니고 전반적인 퀄리티도 준수한 편입니다.

목욕탕집 여자들 술자리
내용 자체는 클리셰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도 수준급이고요. 주인공이 좌천해서 과거의 인연들과 다시 알아가는 과정이 지나치게 늘어지지도 않고 서두르지도 않고 유장하게 잘 이끌어 나갑니다. 캐릭터 메이킹은 단연 가장 좋은 부분인데, 세 자매의 포지션이나 개성 등이 아주 왕도적이면서도 흠잡을 곳이 없이 탄탄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남성향 성인 웹툰을 즐겨보는 독자라면 부담없이 권할 수 있는 그런 뛰어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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