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남의 편,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박성원 | 2021-01-30 10:48

작품의 제목 '남의 편'은 '남편'을 활용한 일종의 언어 유희입니다. 아마 기존에 특정 사람들한테서는 널리 알려져 있었을 말장난일 테지만, 제목으로 차용하기에 꽤 센스 있는 장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제목이 점잖으면서도 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는 좋은 제목인데요, 그만큼이나 내용도 한국식 남성향 성인 웹툰에서 정말로 흔히 접할 수 있는 자극적인 불륜물들보다는 담백하고 현실적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지요.

주인공은 '정식'과 '지영' 부부입니다. 정식은 건물주의 아들로서, 일단은 택시 운전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건물주 집안답게 생업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소일거리처럼 보이니다. 지영은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전업주부이고요.

남의 편 아내의고민
정식은 만화가 시작하는 시점부터 대놓고 다른 여자와 그짓을 하며 등장하는, 불륜남입니다. 무슨 대단한 사연이 있지는 않아 보이고, 돈 많고 몸 좋은 남자가 한 여자에게 묶여있기 싫다는 그런 한량의 마인드로 짐작됩니다. 실제로 작품에서 묘사하는 정식은 말 그대로 한량, 그 자체입니다.

반면 지영은 성실한 전업주부처럼 보이며, 이런저런 정황상 정식의 외도를 의심하기도 하지만, 돈의 문제인지 아니면 성격적인 차이 탓인지 그에게 적극적으로 항의를 하지는 못합니다.

남의 편 남편의분노
작품이 시작하며 정식은 부부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 교사 '다래'에게 또다시 꽂히게 되고 - 물론 그녀도 유부녀입니다 - 지영에게는 '기수'라는 이웃의 남자가 한 눈에 반했다며 접근해 옵니다. 그리고 두 부부는 서로의 배우자와 가까워지는 낯선 이성의 존재를 명확히는 아니지만 눈치채게 되고요.

내용 자체는 소개한 그대로 특이할 게 없습니다만, 묘사와 전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제법 마음에 듭니다. 일단 되도 않는 불륜 미화가 없는 것도 좋고, 남자 주인공인 정식이 비록 대놓고 나쁜놈이지만 강렬한 개성을 품고 있는 것도 그렇고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불량한 남편 탓에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남자 '기수'에게 끌리게 되는 지영의 감정 묘사도 현실적이고, 그 과정도 지나치게 급작스럽지 않습니다.

남의 편 아내의대답
한편으로 핵심적인 줄거리는 서두르지 않고 풀어 나가지만, 정식이 워낙 많은 여자들을 후리고 다니는 탓에 19금 장면은 과하면 과했지 절대 부족하지는 않고요. 처음에는 어설프게만 보였던 '기수'도 본격적으로 정식과 갈등할 여지가 보이는 등, 네 남녀의 관계를 흥미롭게 이끌어 가는 작품입니다.

남의 편 아내의의심
작화는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탑툰 평균보다는 다소 극화체에 가까운 편입니다. 여러 가지로 개성과 디테일이 살아있으니, 인스턴트 느낌의 성인 웹툰에 질린 독자라면 일독을 권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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