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 <백로 식당>

나예빈 | 2021-01-06 09:04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 그 위에 이야기를 빛낼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새롭다는 느낌을 독자에게 주기 어려우니까요. 마치 맛 좋고 신선한 재료들이 가득 찬 식품 저장고에서 하나씩 꺼내 요리를 하는 것처럼 소재들은 점점 떨어져 가고, 어떤 요리를 내놓아도 독자들은 어디서 맛본 것 같은 요리라는 감상을 남깁니다. 어떻게든 경험하지 못한 맛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섞어서 내놓으면 이상하다는 감상을 받기도 하죠. 너무나도 대단한 작품이 많은 세상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어떡하는 것이 좋을까요?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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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웹툰 <백로 식당>에서는 웹툰 시작에서 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신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말로 이야기의 문을 열죠. 오래된 물건에는 귀신이 붙고, 오래된 지역에는 땅신이 붙으며, 오래된 산에는 산신이붙는다. 오래된 나라에도 그렇고, 심지어 오래된 행성에도! 우연히 신이 깃드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된 경우도 있다. 신들은 대부분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간을 돕는다. 이것이 <백로 식당>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도 평소 생활을 하면서 신에 대한 생각을 주의 깊게 하나요? 옛날에는 신을 두려워하고, 달래기 위해 많은 것들을 했다고 하죠. 지금에서는 과학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들이 그 당시에는 신의 손에 달려있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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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과거에는 신과의 소통역시 매우 중요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과 인간이 쓰는 언어가 달랐고, 오해가 생겨서 한쪽이 다치기도 했죠. 이런 신과 인간 사이에서 중재를 해주던 존재가 만신입니다. 만신은 무보수로 일하면서 신과 인간이 제대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게 도왔던것이죠. 세상은 변화했고, 만신과 신. 지금은 우리가 잘 모르는 옛이야기도 변화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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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무보수 노동은 없게 되었죠. 우리가 사는 이 현실에 있는 만신들은 더는 무보수로 일하지 않고, 신들은 어떤 부탁을 할 때 대가를 내야만 했습니다. <백로 식당> 속 주인공 백로는 만신으로 신들을 도울 수 있도록 힘이 나게 하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주고 대가를 받고 있습니다.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라 백로가 원하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신이라도 백로의 음식을 맛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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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간이 대가를 지급하라고 말하는 것을 아니꼽게 바라보는 신은 없느냐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것이 변해도 신이라는 존재는 무척 중요하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백로 앞에서는 다릅니다. 백로가 만드는 요리는 힘을 잃고 아무것도 하지못하는 신도, 악한 기운에게 사로잡혀 악신이 되려는 신도 수려한 솜씨로 만든 요리를 내밀어 힘이 나게 하기 때문에 대가를 지급하라는 백로 앞에서 신들은 원하는 것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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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백로가 얼마나 대단한지 가만히 듣고 있자니, 백로가 만들어 신들에게 내민다는 요리도 얼마나 대단할지 궁금하시죠? 요새 요리하면 바로 떠오르는 백종원 선생님 보다도 백로의 요리가 대단한 것일까요? 사실 조금 다릅니다. 백로는 평범한 재료로 음식을 하지는 않거든요. 백로에게는 반인반수인 친구 택이가 있습니다. 신을 위해 요리를 하는 백로만큼이나 심상치 않은 친구죠. 백로는 신들에게 요리 주문을 받으면 호랑이로 변한 택이 등에 올라타 옛 그림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 들어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과거의 재료로 과거를 위한 요리를 하는 것이죠. 머슴들이 땡볕 아래에서 열심히 재배한 찹쌀과 된장, 관아에서 몰래 가져온 누륵. 이런 것들로 요리하니 맛이 좋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것처럼 화학적인 어떠한 성분이 하나도 섞이지 않고 건강한 것들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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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하루를 보내던 백로 앞에 많은 신이 찾아옵니다. 궁을 지키던 수호신들이죠. 그들은 그들의 가장 큰적인 ‘호귀 마마’가 100년만에 돌아왔다고 서두를 꺼냅니다. 모두 힘을 모아 놈을 붙잡으려 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덧붙이죠. 그도 그럴 듯이 더는 수호신들은 궁궐에 지킬 사람이 없었으니 그 힘을 잃었던 것입니다. 수호신들은 무조건 힘을 되찾아 호귀 마마를 잡아야 했고, 그 힘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백로의 음식이었습니다. 백로와 택이는 며칠에 걸려 음식을 만들어 수호신들 앞에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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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두부 김치. 너무나도 평범한 음식 앞에 수호신들은 실망하지만, 한 입 맛본 뒤에는 그 반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막걸리를 위해 쓸 쌀 씻는 거 하나까지 정성을 들여 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죠. 그렇게 그들은 다시 힘을 찾고 호귀 마마와 맞설 준비를 합니다. 호귀 마마는 수호신 중 막내 수호신이었습니다. 어찌 사람들을 보호한다는 수호신이 악귀가 되었느냐고요? 그 질문에 대답을 하기에 앞서 제가 여러분께 질문 하나 던지겠습니다. 이 질문은 <백로 식당>안에서도 나오는 질문입니다. 신은 언제 신이 아니게 될까요. 그건 신 스스로에게조차 믿음이 남아 있지 않을 때라고 합니다. 점점 신들의 영역이 옛날이라는 이름 속에서 잊혀지고, 신 자신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의무를 저버렸죠. 그 과정에서 막내 수호신은 역신이 되고 말았습니다. 악하게 변해버린 막내 수호신 앞에서 다른 수호신들은 당황하지만, 백로는 아무렇지 않게 그를 정화 시켜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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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식당>은 정말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는 웹툰이라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옛것이라고, 지루할 것 같다고 잊어가던 역사를 재밌게 음식을 더해 풀어낸 <백로 식당>! 그 우리만의 향기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당장 다음 웹툰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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