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통의 19금 썰 만화 '얘랑 했어?'

박성원 | 2021-02-28 13:36

썰 만화 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썰이란 말 그대로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이고, 썰 만화는 그런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내는 장르를 의미합니다. 동서고금 가장 인기있는 썰 중 하나는 역시 음담패설로, 쉽게 말해서 야한 얘기입니다. 정리하자면 '19금 썰 만화'란 야한 잡담을 만화로 담아낸 매체인 셈이지요. 여담이지만 모 플랫폼에서 유난히 자주 접할 수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어디선가 주워들은 역사에 따르면 이 플랫폼을 창업하신 분이 블로그에 올린 야한(아마도?) 썰로 인터넷 세상에서 명성을 얻었다고 하더랍니다. 전적으로 뇌피셜이지만 어찌보면 필연이로군요.

얘랑 했어? 친절한누님
최근에 본 다른 썰 만화 장르로 '대학여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물론 리뷰도 적었지요. '대학여우'가 독특한 화자와 서술 방식으로 고유의 특장점으로 승부한 작품이었다면, 이번에 리뷰할 '얘랑 했어?'는 아주 정통식의 19금 썰 만화입니다.

내용을 설명할 여지는 정말로 없습니다. 길어봐야 3편, 보통은 2편, 심지어는 1편 분량으로도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는 옴니버스 방식의 웹툰이거든요. 이게 별로라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고 - 오히려 반대입니다 - 이야기를 소개할 만한 건덕지가 전혀 없다는 의미입니다.

얘랑 했어? 정모여자애
19금 썰답게 내러티브는 아주 간단합니다. 남자가 화자이고, 대단히 다양한 여성들과 - 직장 동료 과외생의 엄마 여자친구 게임어서 만난 지인 옆집 이웃누나 등등.. - 섹스를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상당히 퀄리티가 괜찮은 작품입니다.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아도 말이죠. 일단 작화가 기본으로 먹어주고 들어갑니다. 개성도 있고, 신체 묘사부터 행위까지 흠잡을 곳이 전혀 없습니다. 필자가 질색하는 공장 스멜도 약한 편이고요. 여자 캐릭터들이 떼거지로 나오는데 고유의 개성과 매력을 살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훌륭하게 성공했습니다.

얘랑 했어? 과외학부모
그 다음으로는 역시 스토리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앞서 여러 번 강조한 것처럼 단순한 이야기로 무장한 옴니버스 형식입니다만, 1~3화 안에 아주 밀도있게 하나의 단편을 완성합니다. 군더더기도 없고 지나치게 축약해서 허무하게 끝나지도 않습니다. 그야말로 단편과 옴니버스의 미덕을 제대로 살리는 느낌. 19금 남성향 웹툰으로서도 꽤 좋습니다. 매우 한정된 분량 안에서도 여자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리는 다양한 시츄에이션은 스토리 내공이 범상치 않음을 짐작케 합니다.

얘랑 했어? 들어가자는누님
사실 리뷰를 길게 쓸 필요가 없는 작품이기는 합니다. 19금 웹툰을 숱하게 봐온 리뷰어로서 퀄리티를 자신있게 보장할 수 있는 수작이니, 3편 정도만 읽어보세요.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마 계속 보게 될 겁니다. 스토리의 연속성도 딱히 없으니 소제목을 보고 취향에 맞는 파트를 골라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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