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통사극과 픽션사극의 모법적인 결합 - 다음웹툰 <봉이 김선달>

패스좀해 | 2016-08-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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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웹툰 봉이 김선달

글 양우석(변호인 연출,각본,기획) 그림 제피가루

 

 

 

요즘 갑자기 김선달 이야기가 눈에 자주 띈다. 초등학생 시절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이제는 기억도 잘 안 나는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가 영화로도 나오더니 웹툰으로도 출시 됐다. 비록 영화는 캐스팅부터도 맘에 안 들고 해서 쳐다도 안 봤지만, 이 웹툰... 그림체도 별론데 자꾸 끌린다.

 

 

 

 

 

 

들어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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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했던 인물들에 대한 웹툰,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웹툰은 이 전에도 종종 존재해왔었다. 대부분의 이러한 이야기들이 그러하듯이 작가의 상상력이 추가되고 인물에 대한 재해석이 들어가면서, 우리가 알던 인물이 전혀 다른 인물이 돼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사람이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된 작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믿고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사실 필자도 이름만 듣고는 누군지 몰랐지만...) 스토리 작가가 각색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웹툰 <봉이 김선달>의 스토리 작가는 영화 <변호인>의 각본, 연출, 기획을 맡았던 양우석 감독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웹툰 <봉이 김선달>을 봐야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웹툰 <봉이 김선달>이 재밌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원작의 이야기를 한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김선달의 이야기는 에피소드 형식이다. 이 얼마나 웹툰화하기 좋은 이야기인가! 양우석 작가(?)가 김선달의 에피소드 들을 어떻게 엮어나가는지, 또 어떤 해석을 내놓는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봐야할 웹툰인 것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K-01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43pixel, 세로 380pixel

 

웹툰 <봉이 김선달>

 

봉이 김선달은 실존인물이 아닌 설화 속 등장인물이다. 조선 후기의 수많은 설화 속 인물들처럼, 김선달 이야기 역시 가난한 백성들을 위로해주고,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주로 돈 많고, 권력 있는 이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다니는 김선달의 이야기는 마치 홍길동, 전우치의 이야기와도 오버랩 된다. 그러나 홍길동, 전우치에 비해 비범한 능력이 없고, 비폭력적이다. 때문에 현실감 있게 느껴지고 그의 사기행각은 보는 이에게 더욱 큰 쾌감을 가져다준다. 이미 <변호인>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양우석 작가가 또 한 번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불의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때론 친근하게, 때론 비범하게, 진지하면서도 웃기고, 복잡해보이면서도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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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봉이 김선달>은 김선달 이야기의 하이라이트 격이라 할 수 있는 ‘대동강 물 수세권’ 에피소드를 한창 달려 나가고 있다. 한마디로 한창 재미있을 때란 말이다. 이미 영화도, 책으로도 김선달의 이야기를 봤다하더라도 상관없다. 앞서 말한 양우석 감독이 각색한 시나리오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김선달을 완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이 웹툰 속에서 김선달은 우리가 알던 사기꾼의 모습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이며, 후학양성에 힘쓰는 스승이며, 조국을 사랑하는 백성이다. 이렇게 이름만 빼고 낯설게 둔갑한 인물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건들에 휘말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런 전개방식의 작품이 신선한 포맷양식을 가지고 있다라고 할 순 없지만, 재미를 보장할 수 있는 포맷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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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래와 조우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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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옥에게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선달. 이러한 장면 역시 픽션사극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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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거상의 명장면인 홍삼태우는 장면, 왠지 이렇게 말하니 필자의 나이가보이지만 아직 20대초반이다...

 

 

 

또 이런 픽션사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재미요소들인 실존 인물들의 등장이나, 중심사건과 병행되어 전개되는 역사적 사건들은 <봉이 김선달>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웹툰 <봉이 김선달>이 대단한 점은 요즘 유행하는 판타지 섞인 사극보다는 정통사극에 가깝다는 점이다. 픽션사극임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적인 요소가 하나도 섞여있지 않고, 그 흔한 일대 다수의 칼싸움에 능한 무사 한명 없다. 때문에 재미요소가 줄어들었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통사극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독자들이라면 <봉이 김선달>은 꼭 봐야하는 웹툰일 것이다.

 

 

나오며...

 

이 웹툰은 사실 연재를 시작한지 이제 막 8개월밖에 안된 작품이다.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고, 아직은 좋은 작품이다라고 평을 내리기가 애매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불편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임에는 확실하다. 탐관오리, 돈많은 자들을 혼내주며 백성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 다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비록 갑자기 이러한 이야기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이, 혹여나 현대사회의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우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웹툰은 웹툰일뿐 그저 즐기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져 영화 <봉이 김선달>을 보고 실망한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김선달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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