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사만리행, 옛 마한의 무사가 로마 제국으로

박성원 | 2021-03-19 09:17

제목이 주인공의 행보를 함축적으로 잘 요약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무사만리행'. 무사가 만 리의 먼 길을 떠났다는 의미이지요. 제목처럼 주인공 '나루'는 원치 않게 만리길을 떠나게 됩니다. 나루는 원래 옛 한반도에 존재하던 '마한'의 수십 개의 소국 중 하나인 '고리국'의 무사로, 한국의 역사책에는 백제에 의해 멸망 당해 사라진 두어 줄 정도로 다뤄지고 말았을 소국에 충성하던 무사입니다. 작품이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리국은 상대적 대국인 백제에 의해 멸망 당하고, 고리국에서 내로라하는 무사였던 나루는 로마 제국의 노예로 까지 팔려가게 됩니다.

충성하던 국가가 멸망 당하고 특히 그가 충성했던 고리국의 공주마저 죽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 나루는 완전히 삶에 대한 의지를 잃고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로마 제국의 검투장에서 우연히 고리국의 공주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단서를 발견하게 되며 각성하여 본격적으로 검투장 우승-노예 신분 탈피라는 목표를 가지고 로마 제국의 특급 검투사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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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그중에서도 콜로세움이라는 배경은 꽤 매력적인 소재인 것이 분명합니다. 일단 끝없이 주인공과 그 조연들을 싸움을 붙여 극한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공간이며, 그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는 다양한 갈등과 스토리를 그려내기가 매우 용이한 편이니까요.

여기서 주인공의 성장이나 콜로세움을 벗어나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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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만리행'이 바로 그런 고전적인 토대 위에 쌓아 올린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엄청난 강자였지만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다가 다시 각성하여 콜로세움에서 활약하는 스토리.

전반적으로 구성이 잘 짜여진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콜로세움에 정착하는 과정도 매우 자연스럽고, 이후 벌어질 주인공의 행보를 독자들이 응원하게끔 너무 길지도 너무 짧지도 않게 딱 좋을 만큼 인트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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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반에는 다소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여 먼치킨스러운 통쾌함을 만끽할 수 있지만, 최종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로마제국의 황제부터 주인공과 비슷한 사정을 지닌 또 다른 고수들까지 하나 씩 등장하며 점차 난이도를 높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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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로마제국의 정치적 갈등이 적절하게 섞여있고, 서브 히로인 역할을 맡는 귀족가 여식, 주인공과 유대를 쌓아가는 (로마 현지인 출신의)검투사 동료 등등.

이런 장르의 작품에서 독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딱 적절하게 배치되어, 모범적이고 장르적인 재미에 충실한 웹툰입니다. 작화도 두말할 필요없이 빼어난 수준이고, 캐릭터 메이킹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시원시원한 통쾌함부터 주인공이 역경을 딛는 성장까지, 다양한 재미를 포괄하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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