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건 니가 그리세요>, 섹시한 만화를 그리기 위한 남녀의 여정

박성원 | 2021-11-07 10:10

여주인공 '시아'는 한때 인기 만화작가로 이름을 날린 슈퍼루키입니다.

첫번째 작품은 2차 창작인 일종의 동인지로 굉장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의 시아라는 작가가 있게 해준 일등공신입니다.

두번째 작품이자 첫번째 오리지널 차기작은 안타깝게도 잦은 휴재와 이런저런 논란 끝에 폭망 했고, 3번째로 시도한 작품은 2~3달만에 조기종결.

출판사 측은 시아의 잠재력을 믿고 그녀의 차기작 시놉시스를 기다리며 생활비 지원까지 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오리지널리티의 문제인지 아니면 성실성의 부족인지 돈만 받아먹으며 차기작 연재는 요원한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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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 '김남주', 줄여서 '남주'라는 대단히 주인공에 잘 어울릴 법한 이름의 그는 막 시골에서 상경한 세상 물정 모르는 청년인데, 그렇다고 막 무조건 순수한 타입의 그런 순박청년은 아니고요.

시골에서 육체일을 하다가 온 것처럼 좋은 피지컬에 비바람을 피해서 텐트를 치는 데는 능숙하지만 월세 계약서에 적혀있는 2300년을 발견하지 못하는 그런 순수함입니다. 하여튼 남주가 사기를 당해서 찾아간 집이 바로 잉여 만화작가 시아가 살던 곳으로, 그곳에서 성인 웹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법한 시츄에이션을 거쳐 둘은 서울콘텐츠단지에 있는 출판사로 같이 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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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둘은 그곳에서 음모를 꾸미기 좋아하게 생긴 담당 편집자를 만나게 되는데, 남주도 사실 그 편집자와 인연이 있었고, 남주가 시아와 만나게 된 것도 모두 그녀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다시 여차저차 해서 남주와 시아는 동거를 하게 됩니다만, 그 이유란 남주를 통해 시아가 아이디어를 얻어서 만화가로서 재기하기 위함입니다.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아주 큰 틀에서만 스토리를 설명해서 그런지 좀 어설픈 느낌이 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스토리 전개의 호흡이 꽤 긴 편이에요. 완결작이고, 연재를 시작한 지는 시간이 좀 지난 작품인데, 그래서인지 요즘 신작에서는 보기 어려운 유장한 흐름이 있습니다.

두 주인공이 만나는 과정이나 썸씽이 일어나는 방식이라든지, 남녀가 친밀해지는 순서 등 단순히 음양합일 운우지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캐릭터 메이킹과 추후 스토리를 위해 공을 들인 느낌이 역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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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이 성인 웹툰판에서 종사하고 있으니까 성인 웹툰판을 배경으로 하는 것은 꽤 편리하고도 괜찮은 생각인데, 사실 그런 배경의 작품들도 대부분은 결국 배경은 큰 의미를 잃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 이 작품은 초반부만 봐도 작가라는 주인공의 직업적 배경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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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화는 가끔 오락가락하는 것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준수한 퀄리티에 인물, 배경 묘사 등 흠잡을 곳이 거의 없고 개성이 잘 살아있는, 리뷰어로서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작화의 측면에서는 아쉬울 부분이 없다시피 하고, 스토리부터 인물, 그리고 배경 설정까지 잘 살아있는, 완결된 탓인지 초반의 유장한 흐름 때문인지 크게 인기가 없는 것이 의아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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