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해된 시선 R, 돌아온 레진의 일상 호러 수작

박성원 | 2021-05-02 14:00

루즌아 작가의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계실까요? 리뷰어로서도 독자로서도 필자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레진 초창기인 2015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작품입니다. 일상 속에서, 가장 안온하고 편안해야 할 공간인 가정에서, 그 가정의 구성원 중 한 명인 친동생(남동생)에게 실존적인 위협을 받는 여자 주인공을 다룬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웹툰이었죠. 상당히 오래 전이긴 하지만 필자도 꽤나 흥미롭게 읽은 다음 추천하는 리뷰를 적은 기억이 납니다. 웹툰가이드에서 초기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Screenshot_20210401-020552_Whale.jpg

바로 그 와해된 시선이 돌아왔습니다. 레진이 종종 기성 완결작을 재탕하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얼굴에 점 하나 찍은 것처럼 기존의 제목에 'R'자를 붙이고 있어서 곧바로 확인해 봤죠. 처음에 기대했던 대로 2부는 아니었는데, 사실 2부가 나올 만한 여지가 거의 없기도 했지만, 여기서의 R은 아마도 Reboot나 Remake의 R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구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가장 먼저 다가올 변화는 역시 그림체, 작화입니다. 사실 구 와해된 시선의 작화는 그 자체로만 놓고보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요. 물론 이야기 전달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고, 묘하게 이질적인 그림체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요.

Screenshot_20210401-020517_Whale.jpg


반면에 이번에 새로 돌아온 '와해된 시선R'의 작화는 몇 단계나 더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그것도 구작처럼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는 잘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인물 작화부터 배경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나아진 수준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하니, 루즌아 작가가 그림 실력을 깎은 것은 아니었고, 별도의 그림 작가와 함께 작업한 덕분입니다. 스토리와 작화의 분업이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입니다. 

Screenshot_20210401-020537_Whale.jpg

그렇다고 해서 그림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건 필자가 6년 전의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다소 부정확할 수는 있지만, 큰 흐름은 동일하되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핵심 빌런인 남동생이 원래는 제대로 말도 안 통하는 싸이코였다가 말이 잘 통하는... 정상인인 척 하는 싸이코가 됐다고 할까요. 여주인공도 보다 활달해진 것 같고, 하여튼 작품 전체적으로 생기가 조금 더 도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구작을 재밌게 본 독자로서도 작화의 시너지와 더불어 퍽 마음에 드는 변화입니다.

Screenshot_20210401-020607_Whale.jpg

아, 구작을 보지 않은 독자 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소홀했군요. 구작 리뷰는 여기 웹툰가이드에서 검색하면 다수 확인 가능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일상 속의 공포와 가정 내의 부조리라는 테마를 무척이나 생생하게, 소름끼치도록 잘 그려낸 수작입니다. 작화의 진입장벽도 사라지고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변했으니,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일독을 권해 봅니다.

와해된 시선 R
작품정보 바로보기
웹툰가이드 PICK
웹툰가이드 인기글
투믹스 무료 웹툰
전연령
성인
완전판
BL 추천
남성향 추천

추천

여름방학, 신선하고 고즈넉한 수작
박성원 | 2021-06-16
무엇이 우리를 절벽으로 몰아세우는가, <구원>
나예빈 | 2021-06-15
난 희진이 너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너도 그렇지? <바로 보지 않는>
김슬기 | 2021-06-14
수상한 알바, 간호사 의사 페티쉬 뿜뿜
박성원 | 2021-06-13
돈을 넣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려주는 헌옷수거함이 있다! <사랑의 헌옷수거함>
김예인 | 2021-06-12
인기 배우와 찐팬 덕후의 생존 로맨스, <NG불가>
김슬기 | 2021-06-11
살짝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작품 - 찬란한 액션 유치원
므르므즈 | 2021-06-10
가정부, 바람펴서 헤어졌던 구 여친이 가정부로?!
박성원 | 2021-06-09
카페 알바가 뭔지 보여줘! <천진난만 알바인생>
시을 | 2021-06-08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놓지 못하는 이유, <인문학적 감수성>
나예빈 | 2021-06-07
오징어 공주의 인간 왕자 찾기 대작전 <오징어도 사랑이 되나요?>
이가은 | 2021-06-04
여름안에서, 청춘망상여름방학
박성원 | 2021-06-04
엽총소년, 엽총을 들고 돌아온 김칸비
박성원 | 2021-06-04
나 다시 악마로 돌아갈래! <주님, 악마가 되게 해주세요!>
이가은 | 2021-06-03
패스트푸드, 꿩 먹고 알 먹고
박성원 | 2021-06-02
우리는 꿈에서 만난다, <나타나주세요!>
나예빈 | 2021-06-01
개그와 시리어스의 적절한 조화, '미라클! 용사님'
박은구 | 2021-05-31
흔들리던 우리가 있었기에, <풋내기들>
나예빈 | 2021-05-28
원룸 히어로, 모쏠이지만 모쏠이 아니야 
박성원 | 2021-05-28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대마법사의 딸'
박은구 | 2021-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