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룸 히어로, 모쏠이지만 모쏠이 아니야 

박성원 | 2021-05-28 14:01

주인공 민구는 여학생 구경조차 힘들었던, 소위 '남중-남고'의 테크를 타다가 지방 소재의 식품영양학과라는, 남녀비율 1:9의 대학에 입학하게 된 신입 모쏠 남자 대학생입니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기준이 남녀비율인가 심각하게 의심스럽지만 6년 동안 여자 구경도 못해 본 혈기왕성한 청년이라면 이해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여튼 암울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핑크빛 캠퍼스 라이프를 꿈꾸는 주인공 민구지만 시작부터 스텝이 심하게 꼬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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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발단은 남자들의 멍청한 허세였는데, 남자 녀석들만 모인 술자리에서 각자 여자에 관한 허풍을 늘어놓는 와중에, 주인공 민구는 야동을 비롯하여 인터넷에서 간접적으로 접한 뇌피셜 지식을 쓸데없이 디테일하게 늘어놓으면서 뭇 남자들의 찬양(?)을 받게 되지만, 술자리가 끝나고 나니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변태 색마로 낙인 찍혔다는 안습 이야기입니다.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아서 이전에 번호를 교환했던 여자애들이 질색하며 자기 번호를 지우기를 요구하고 주인공에게는 말도 걸어오지 않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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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는 주인공에게도 한 줄기 빛이 있었으니, 바로 과대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글래머한 몸매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시현'입니다. 그녀는 왠지 영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아서 여자 학생들 사이에서 기피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 주인공에게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요. 이러쿵저러쿵 에피소드를 거쳐서 그 관심의 이유도 곧 밝혀집니다. 섹스를 하고 싶지만 - 혹은 관심은 지대하지만 - 마땅한 상대를 찾지 못한 시현이 주인공 민구에 대한 헛소문을 믿고 그를 섹스 마스터(?) 쯤으로 착각하고 그것을 가르쳐달라 요청했던 것이죠. 섹스가 무슨 취업 기술도 아니고 가르쳐 달라는 것 자체가 황당한데, 시현이 어딘가 좀 꼬여있거나 아니면 주인공 민구에게 관심이 있거나. 둘 중 하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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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예상치 못하게 동정 탈출의 기회를 얻을 뻔한 주인공이지만, 동정이 주인공인 19금 웹툰에서 동정 탈출은 굉장히 중요한 이벤트이자 핵심 관문이라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결국 주인공 민구는 동정 딱지도 떼지 못하고 시현의 원룸을 들락거리는 과정에서 오해가 더 쌓이며 천하의 개쌍놈이 되고 말지요. 오해를 메인 소재로 내세우는 19금 남성향 웹툰도 종종 보이는데, '원룸 히어로'도 그런 작품 중 하나입니다.

동정남이 플레이 보이로 오해받는다는 설정 자체는 꽤 고전적이지만, 그 전형적인 설정을 재밌게 풀어나간 웹툰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사실 주인공에 독자가 대입한다면 이런 오해를 받는 상황 자체가 꽤 짜증이 날 수 있는데, 적절하게 배치된 유머러스한 장면을 통해 그런 문제도 잘 피해갔고요. 주인공이 오해의 중심에 있는 만큼 캐릭터성이 중요할텐데 이 작품의 주인공 민구는 그런대로 합격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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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캐릭터들도 아주 뻔한 방식으로 민구와 이어지지 않는 만큼 개성이 잘 살아있는 편이구요. 일단 소재가 너무 진부하지는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준수한 편이라 술술 읽히는 웹툰입니다. 작화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점을 제외하면 수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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