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큰일이야.. 제대로 살아야 하는데" 수많은 '버섯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 <이상징후>

이채린 | 2021-10-28 09:29

“어느새 내 작은 방에서 멍 때리는 게 내 최고 행복이 됐다… 나.. 이대로 괜찮을까..”


1화를 클릭하자마자 괜히 찔리게 만드는 대사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과거 네이버웹툰에서 <우바우>를 연재하셨던 잇선 작가님의 <이상징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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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사부터 마음을 찔리게 만드는 이 작품은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1~3화까지는 '버섯 사람', 4~6화는 '휑한 사람', 7~8화는 '복어 악마'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데, 아마 작품 제목이 '이상징후'인 만큼 각 '이상징후'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버섯 사람'은 어머니와 함께 살며 무기력과 자괴감에 빠져 있는 백수 '소현'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현이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들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작가님이 제 방에 CCTV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꼭 제 얘기 같았으니까요.


'오늘은 망했으니 그냥 버리자'며 잠드는 소현은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버섯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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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이 버섯이 된 것은 무기력증과 우울감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연구소장 '서리'는 가벼운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내리지만 사람이 변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말하죠.


하지만 소현이는 의사의 충고대로 달라진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이불도 개고, 집안일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시작하면서 다시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서른 살에 다시 버섯이 되어 서리를 찾아오게 되는 것으로 첫 에피소드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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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이야길 읽으면서 저도 지금 버섯 사람과 다름없는 상태이고, 서리의 충고가 곧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사람으로 돌아왔음에도 다시 버섯이 된 소현이의 모습이었어요. 무기력과 우울감은 언제나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지만, 다시 재발할 수도 있는 감기 같은 것일 뿐이라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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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에피소드는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언급을 자제할게요. 하지만 제가 캐시를 써서 미리보기를 봤을 때, 이 작품은 가벼우면서도 잔잔하게 힐링하고 싶을 때 읽기 좋은 것 같습니다.


포근하면서도 귀여운 그림체와 작가님이 직접 쓰신 것 같은 손글씨,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몰입도 높은 연출과 설득력 있는 대사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담담하고 조용하게 위로를 건넵니다.


어쩌면 이 작품의 제목처럼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이상징후'를 갖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꼭 변하지 않아도 우리는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게 옳고 그른 거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그리고 자책감과 무기력에 빠져 있거나 스스로 재미없고 건조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괜찮다'고 따뜻하게 말해주는 한 권의 동화책 같은 작품,


<이상징후> 한번 읽어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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