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가 나로써 이해 받을 수 있기를... <남의 BL만화>

정유주 | 2021-09-29 11:08




"나"에 대해서 알아간다는  것.
그건 스스로에게도 미지의 세계일 뿐만 아니라,
본연의 내 모습을 진정으로 마주했을 때
그게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같지만 다르게 다가오지만,
어찌보면 다른 듯 싶으면서도
결국은 같은 것들인데 말이죠.


그래서 진짜 나를 마주한다는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갈 길을 모르겠고
늘 헤메는 것 같은 기분이라면,
아직 미성년에 머물러있는 시기에는 그 혼돈이 얼마나 크게 느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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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승희는 학교에서는 있는듯 없는 듯,
그냥 평범하고 조용한 남학생처럼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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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여장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동성애자입니다.
여자가 되고 싶어서 여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게이인 자신을 숨기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워낙 예쁘게  잘 어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여장을 하는 승희.



물론 이 모든 것은 집과 학교에서는 비밀이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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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얌전히 있어야 할 19금 BL 만화를
같은 반 반장인, 승택이에게 들켜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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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커뮤니티에서 약속을 하고 나간 자리에서,
여장을 하고 나간 승희에게 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늘어놓는 개쓰레기에게 응징의 주먹을 한바탕 선물한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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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건너편에 있던 승태에게 여장까지 들키고만 승희.



이 가혹한 운명이여...
심지어 그 자리에 승태 뿐만 아니라,
같은 반이고 문제아로 유명한 규빈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들켰다는사실을 알고 패닉에 빠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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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승희의 걱정이 무색할까봐,
교묘하게 승희의 피를 말리는 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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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이런 것들이 협박의 대상이 되어야하고,
그로 인해 비밀을 들키지 않으려고
주인공을 가슴 졸여야 하는걸까요....


하지만 꼭 정체성의 비밀이라기 보다는,
인간이라면 그게 어떤 문제이든
남에게 숨기고픈 것들은 있기 마련이라는게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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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을 하고 나오랬더니 갑자기 다함께 영화를 보자는 둥,
규빈에게 휘둘리게 된 승희에게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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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하게 그런 규빈의 행동들을 막아주는 승태.


그런데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묘한 기시감이
승희가 아닌 승태와 규빈의 사이에서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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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BL만화> 라는 이 제목과,
첫 장면부터 BL만화로 시작되는 해프닝들로 인해
승희를 둘러싼 규빈과 승태의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어쩌면 이 제목 안에 엄청난 스포가 들어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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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규빈은 대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기에
그토록 승희한테 친한척 하면서 또 괴롭히는지,
승태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 세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그리고...
극 중에서 승희가 이런 생각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남들에겐 논픽션인 것들이 나에겐 픽션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정해놓은 그림과 내가 다르다면,
그건 그저 다른것 뿐이고 틀린 것이 아닌데-
왜 틀린 것처럼  타인의 눈치를 신경써야 하는 걸까요.


다르더라도 그저 그게 내 모습일 뿐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