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울역 드루이드>, 산업으로 거듭난 몬스터 침공 그리고 1,000년 묵은 주인공

박성원 | 2021-10-14 11:00
웹소설 원작의 '서울역 드루이드'라는 작품은 제가 1~2달 전인가 여러 편의 신작을 묶어서 소개할 때 다룬 적 있습니다.
당시에는 3화인가밖에 연재가 안 되었는데요.

최근에 다시 생각이 나서 읽어보니, 누적 분량이 10화가 넘었고, 예상했던 만큼의 재미를 느껴서 간단하게 새로 적어보겠습니다.

줄거리는 네이버 플랫폼의 공식 소개로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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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로 사라진 뒤 천 년 만에 지구로 귀환한, 박수호.
그 사이 세상은 몬스터의 등장으로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천 년 동안 처절한 생존경쟁으로 살아남은
동물의 왕 드루이드, 세계 정복에 나서다.

이제부터 이 구역의 지배자는 나다.]


네. 이런 내용입니다. 소위 말하는 헌터물이라는 장르의 표준인데요.
몬스터나 괴수를 때려잡고 주인공이 스텟이나 골드를 얻어서 점점 강해지는 그런 장르입니다. 웹소설 업계에서 기존 한국식 판타지,퓨전,게임 소설의 여러 요소들을 계승하여 탄생한 장르이지요.


주인공 수호는 말하자면 먼치킨물의 표준적인 주인공입니다.

독특한 과거가 있고, 그 과거를 개연성으로 깔고 가는 잠재적(혹은 확정적) 먼치킨이며,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정의롭지만
호구는 아닙니다.
요는 고구마가 아니라 사이다를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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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나 소재는 그다지 특이할 게 없지만,
킬링타임으로는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

우선 진부하지만 작화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필자만 그렇게 느꼈는지 몰라도, 왠지 모르게 헌터, 이계침입, 탑등반 뭐 이런 류의 웹소설 원작 웹툰들의 작화는 묘하게 엇비슷했습니다.

퀄리티가 아니라 한 동네에서 뽑아낸 듯한 느낌.. 뭐 웹소설의 웹툰화 라는 게 적잖은 리소스가 들어가는 작업이니 아무래도 트랙 레코트가 입증된 인력 내지는 스튜디오를 고용하는 게 합리적이니까,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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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성인 웹툰에서 공장형 작화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처럼, 슬슬 비슷한 거부 반응을 -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 느끼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옛날... 고전적인 판타지나 무협, 액션 극화의 느낌이 살짝 묻어납니다.
그 자체로 아주 독특하거나 강렬한 그림체는 아니지만, 전반적인 퀄리티는 우수하고, 또 내용과 장르를 감안하면 나름대로 신선한 맛도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설정의 세세함인데,
사실 이건 필자가 한국식 헌터물에 별로 조예가 깊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몬스터들이 21세기 지구로 쏟아지고 현대 문명이 여기에 적합하게 대응하는 제도나 변화를 그럴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도 이세계에서 1,000년이나 살다온 인물치고는 막무가내로 설치지 않고 변화한 세계에 적응하려는 모습이 눈에 띄고요.

헌터물이라는 장르 자체가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는 인상을 자주 받았는데, '서울역 드루이드'는 장르의 안에서는 어느 정도는 개연성이랄지, 핍진성을 잘 갖췄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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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원시원한 이야기 전개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우리가 결국 많은 웹소설이나 웹툰을 보는 이유가 그것이니까요.
다소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댓글들도 보이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적당한 수준인 것 같아요. 10화를 넘어가서 30화나 50화, 100화가 되었을 때는 어떨지 알 수 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