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만족스러운 듯 아쉬운 - [스포] 데드 데이즈

므르므즈 | 2016-10-11 23:05


[웹툰 리뷰]데드데이즈(DEAD DAYS) - DEY



  좀비만큼 먼 나라 이야기면서도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는 또 없을 것이다. 심지어 호러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다방면에서 이용되고 있다. 매년 좀비 영화가 한 편 씩은 얼굴을 비추고, 한국에서도 <부산행>이 개봉하여 큰 흥행을 이뤄냈다. 게임에서도 좀비는 단골 소재다. 좀비를 소재로 한 게임이 매년 서바이벌, RPG, 잠입 액션, FPS, 시뮬레이션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나온다. 그러니 웹툰에도 좀비 열풍이 불지 말란 법이 있으랴. 여기 좀비 사태를 다룬 작품이 있다.


  미디어에 노출되어 세뇌된 사람들을 좀비로 풍자하는 표현 방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와 낯설지 않다. 스티븐 킹의 소설 <셀>에선 휴대폰을 사용하면 전염되는 좀비가 등장한다. <데드 데이즈>에선 특정 기업의 음료수를 사먹으면 전염되는 독특한 바이러스를 소재로 삼았다. 대기업이 어떤 실험을 위해 ‘라벨 D’라는 음료수를 공짜로 시민들에게 뿌렸고 아무도 이 음료수에 의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단체로 좀비가 되었다. 전염은 되지 않지만 음료수를 먹으면 무조건 걸리는 탓에 많은 사람들이 좀비처럼 변하고 만다.


  작가는 작품 후기에서 좀비로 변한 매개체인 라벨 D를 유언비어에 비유한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유언비어를 비판적 사고 없이 흡수하는 모습은 좀비와 같다는 것이다. 여기서 작품은 일종의 풍자로 기능한다.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는 대중에 대한 비판이자, 여론을 조작하고 유언비어를 이용하는 대기업에 대한 고도의 비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비판과 동시에 이뤄지는 작품 전개는 다소 납득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후반부에 들어 좀비들은 아날로그 음악에 얌전해진다. 주인공 일행은 이 사실을 깨닫고 좀비사태를 종식시킨다. 소수에 의한 지배를 비판했던 구도에 비해 지나치게 영웅적인 전개다. 우연한 기회로 불확실한 해법을 알게 된 인물이 그걸로 모두를 구하는 전개라니. 소수에 의한 지배를 비판한 작품에서 소수의 계몽을 결말 연출로 써먹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작가는 후기에서 말했지만 정작 미디어의 노예를 구한 것은 또 다른 소수, 선민이었다. 정보는 불확실하고, 구도는 다시 반복된다. 메시지에 어울리지 않는 결말에 아쉬움을 느꼈다. 합리적인 판단은 자신이 하는 게 아니던가.



<데드 데이즈>는 영화를 연상시키는 멋진 작화와 연출로 승부를 본다. 좀비가 쫓아오는 장면에서 나타나는 박진감은 어느 영화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인지 작품은 사소한 개연성을 희생한다. 굳이 문을 잠글 필요가 없음에도 여자 생존자는 옥상 문을 잠그고, 얼굴로 구분한다면서 좀비들은 고개 숙인 빈도를 공격하지 않는다. 박진감을 위해 희생한 것이겠지만, 의도가 너무 빤히 드러나기에 이 작은 부분들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좀비를 비틀어 표현한 작품의 구성은 좋았다. 하지만 그 구성의 아이디어와 기대만큼 전개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 작가에게 남은 숙제가 될 것이다.




웹툰가이드 인기글

추천

다시 나타난 고스트 <신비아파트>
김 영주 | 2026-08-08
이세계를 구했더니 지구가 더 막장이었다. <세상도 구해본 놈이 잘 구한다>
김 영주 | 2026-08-07
냉대와 핍박을 받는 가문의 수치가 되었다. <백호 가문의 아기 솜뭉치>
이준희 | 2026-08-06
대한민국 영양사가 이세계로 가면 생기는 일 <이세계 영주가 밥을 잘 먹임>
김 영주 | 2026-08-05
지하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려가지 말 것! <개미>
이준희 | 2026-08-04
내 남친이 냥냥증후군에 걸렸다 <내 남자친구는 고양이다옹>
김 영주 | 2026-08-03
이곳에서 나는 새롭게 시작할 것이다. <힘을 숨기고 즐기는 평화로운 하녀 생활>
이준희 | 2026-08-01
의학 드라마 오타쿠가 의사에 빙의했다 <반란군의 돌팔이 의사>
김 영주 | 2026-07-31
너와 함께할수록 볼이 빨개지고 부끄러워진다 <네 앞에서만 부끄러운 나는>
김 영주 | 2026-07-30
전생의 원수를 만났습니다. <원수는 약혼식장에서 만난다>
이준희 | 2026-07-29
여주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됐다 <딸이 귀엽고 남편이 멋짐>
김 영주 | 2026-07-28
살인욕 그것만큼은 막아야 해...! <집착 광공이 나를 감금하려고 한다>
이준희 | 2026-07-27
내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줄게. <환생자의 스트리밍>
이준희 | 2026-07-24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해졌으면 좋겠어 <레몬나무숲>
김 영주 | 2026-07-23
무의미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니까! <GO라니의 독립일기>
이준희 | 2026-07-22
이세계로 사라진 동생을 데리고 올 수 있을까? <이세계 청부사>
김 영주 | 2026-07-21
최악의 악당이 되는 미래를 바꿀거니까! <악당을 바르게 키워보겠습니다>
이준희 | 2026-07-20
맛있는 음식을 탐험하며 이어지는 일상 이야기 <먹는 인생2>
김 영주 | 2026-07-18
제가 당신의 신부가 되겠습니다. <괴물 공작의 아내로 살아남는 법>
이준희 | 2026-07-16
멸망은 일상이 되었다 <아포칼립스를 걷는 우체부>
김 영주 | 20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