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 - 꼬일대로 꼬인 핑크빛 로맨스

위성 | 2015-09-03 23:24

 

 

 

네이버의 도전 베스트에서 레진으로 이사 온 ‘너의 하트를 나에게 줄래?’

제목 한 번 유치하다. 분명 어릴 적 즐겨 가던 깨비책방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었을 법한 작명이다. 하지만 N사이트의 베도에서 L사이트의 정식이 된 웹툰이라니, 얼마나 참신하고 특별해 그런 행운을 얻었는지 좀 볼까.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과거 자신의 짝사랑 류원하와 재회하게 된 진성유. 그새 급성장해 입학생 대표가 되어 있는 그와 달리 성유는 초딩때보다 쫌 더 통통해지고 얼굴도 쫌 탔지만 그리 안 이상하냐고 묻고는 친구의 희망적인 대답을 기다리는 신세다. 게다가 절대 꿀리고 싶지 않았던 동창은 호르몬 계를 탔는지 어쨌는지 몸매깡패가 되어 나타났다. 가장 최악은 짝사랑 했던 남자가 자신이 누군지 기억도 못한다는 사실일 테지만 말이다. 그런 놈이랑 짝꿍이 된 건 하늘의 계시일까, 농락일까.

 

 

2.gif

 

 

 이 뻔하디 뻔한 구도는 빠르게 얽히고설키다 삼각, 사각 관계를 이루어간다. 그러는 동안 성유는 온갖 망상과 주접, 혼자만의 리액션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건 절대 ‘나도’ 그랬기 때문은 아니다. 정말이다....... 그렇다고 믿고 싶다. 저 정도는 아니었을 거다. 이 공감대는 아마도 작가가 이야기에 마약을 타서가 아닐까. 그러다 보니 드는 생각은, 그 때 그 남자애도 저랬을까. 나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라 서로 들을 수 없는 공명 속에 있었을까. 이거 봐라. 십 년도 더 지난 녀석의 얼굴을 떠올리며 또 혼자 주접을 떨고 있지 않나. 아,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작가가 이야기에 마약을 타서.......쓰읍.

 

 

3.gif

 

 

 어쨌거나 첫 화를 클릭하고 적어내린 글귀를 보니 이 웹툰이 눈에 띄었던 건 다름 아닌 익숙함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곧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종이 만화책이 삼천 원이던 시절, 비닐을 뜯고 잉크 냄새를 맡으며 보던 순정만화들. 그때의 나. 함께 그 만화책을 돌려보던 친구들.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내 짝사랑과 이어지기를 바라며 두근거림 속에 책장을 넘기던 밤들. 그냥 울컥, 하고 이유 없이 쏟던 그 때의 눈물이 그렇게 흐르고 흘러 여기까지 와, 어른이 되어버린 내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어 준다. 솔직히 말해보자. 이 글의 둘째 줄에서 깨비책방이라는 단어를 발견했을 때, 당신의 느낀 향수에 대해서.

 

그게 이 웹툰을 읽으며 느낀 향수와 같은 서랍 안에 들어있던 것이라는 걸 말이다. 언젠가 나 역시 느껴보았을 것 같은 느낌들. 별 것 아닌 일들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혼자 가슴 떨며, 곱씹고 또 곱씹었던 이야기들 말이다. 이 웹툰에서는 그러한 소녀들의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소년들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면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며 좋아할 일들도, 그 때는 왜 그리 둔했는지. 분명한 사인에 두근거리면서도, 혹시 그게 나만의 착각인 건 아닐까 싶어 다가서지 못하곤 했었던 일들 모두를, 이 웹툰에서는 달콤쌉쌀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2.gif

 

4.gif

 

 

 의도적으로 모노톤에서 컬러를 입히는 부분도 매력적이다. 마치 서로를 알아본 순간에서야 온전해지는 듯 한 십대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처럼. 그런데 사실, 그건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자기사람을 찾지 못한 채 방랑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흑백사진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감상을 접고서는 도저히 이야기 할 수 없는 이 웹툰은 만화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재하는 소녀들의 예민한 감성을 고스란히 캐치해 냈다는 데서 가장 큰 매력을 발산한다. 그 와중에 개그코드를 잃지 않는 대단한 감각을 보여준다. 십년도 더 된 옛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이 이야기는, 끝이 뻔한 순정만화의 전형을 그대로 따라간다. 하지만 순정만화란 자고로 뻔해야 재미있는 법. 내 첫사랑처럼, 혹은 당신의 첫사랑처럼. 

 

 

1.gif

 

 

 

웹툰가이드 인기글

추천

나는 너를 온전히 살리고 싶어.<그녀가 악당을 돕는 이유>
이준희 | 2026-09-29
수영장에 이상한 규칙이 있다 <샤워 순서 너마저...!>
김 영주 | 2026-09-28
내 소원이 이루어졌어요.<월야환담>
이준희 | 2026-09-23
현실적인 가상현실 게임 라이프 <NPC를 죽였다>
김 영주 | 2026-09-22
가난뱅이 영애의 험난한 취업기 <프레스턴 경의 비밀 가정교사>
김 영주 | 2026-09-21
희대의 미친 사이코패스와 만나다.<천마신교 최강하녀>
이준희 | 2026-09-19
나한테 욕해줄 사람? <마왕18세>
이준희 | 2026-09-18
동생의 목숨값을 받으러 교사가 된 사채업자 <사채지간>
김 영주 | 2026-09-17
연약해 보이는 황녀가 사실 최고의 책사였다 <황녀 스베타의 정략결혼>
김 영주 | 2026-09-16
나는 나를 위해 살았어야 했어...! <장녀는 꽃길을 걷는다>
이준희 | 2026-09-15
어딘가 이상한 패션 서바이벌 <휴먼 웨어러블>
김 영주 | 2026-09-14
사람답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몬스터와 힐링하는 S급 헌터>
이준희 | 2026-09-13
모조리 부수고 살아남는다!! <몽둥이기사 단>
이준희 | 2026-09-11
빚을 갚기 위해 악마와 계약했다 <데빌 캐피탈>
김 영주 | 2026-09-10
할아버지와 전당포를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공녀님은 진짜만 취급합니다>
이준희 | 2026-09-09
이름없는 호위무사의 삶에서 대공자로 <천씨세가의 망나니가 되었다>
김 영주 | 2026-09-08
나를 나락에 빠트린 사람들에게 복수 할 수 있어! <쓰레기 남주는 필요 없어>
이준희 | 2026-09-07
위대한 왕이 될 검은머리 소녀 <검은머리 기사왕>
김 영주 | 2026-09-05
탐은 안에서 자라나 언젠가는 얼굴을 드러낸다 <탐:공포단편>
김 영주 | 2026-09-04
신의 축복 공작가에 입양되다? <악당 아기님이 예언을 함>
이준희 | 2026-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