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벨 업 - 게임보다 지독한 게임 회사의 현실에서 레벨업 하라!

위성 | 2015-09-03 23:37

 

 

 

레벨업의 시작은 이러하다. 신작 게임 발표 무대에 한 남자가 난입한다. 베낀 게 아니라면 이렇게 똑같을 수 없다며 그가 발표자의 멱살을 잡는데, 그 뒤에는 아이디어를 흘린 것으로 보이는 여자가 나타난다. 남자는 생각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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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야기는 주인공 현우의 리버풀 면접일로 되돌아간다. 업계 최고를 자랑하는 그 회사에서 세린과 인턴으로 뽑혀 경쟁을 하게 된다. 석 달 뒤 둘 중 하나를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경력자에 확연하게 실력이 월등한 세린과 아직은 조금 서툴지만 와일드 카드인 현우. 그런데 기회를 얻은 것도 잠시, 알고 보니 그들이 소속된 개발팀은 게임을 못 만드는 팀이었다. 3팀의 대다수가 다른 팀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프로젝트가 없어져서 대기발령이 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히트 게임을 제작지휘한 개발부장이 3팀으로 오게 되면서 인턴 둘을 포함한 일곱 명의 팀원이 새 프로젝트를 통해 부활 기회를 노리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개발부장이 3팀으로 오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만 말이다. 여기서부터는 독자들의 보는 재미를 위해 남겨두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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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웹툰은 게임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자가 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사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토록 세심하게 캐치해 낼 수 있었을까. 나 역시 게임 회사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었고, 지금도 일하고 있기에 생각보다 게임업계가 그리 낭만적인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익으로 평가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그리 자유롭지 않고 일에 얽매어 있어 야근은 물론 주말 반납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곳이 바로 게임회사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 회사의 대표는 위천공으로 수술한 직원을 수술당일에 불러내 미팅에 참석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팀 내 분위기와 관리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게임 회사 취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지레 겁먹지 않기를 바란다.

 

 어쨌든 그런 이유에서 이 웹툰을 보는 내내 주인공인 현우가 안타까웠다. 꼭 대기업이라고 더 좋은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첫 게임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뒤 대기업과 소규모 회사를 두고 고민할 때 관련업종에 있는 친구가 해주었던 말이 있다.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려면 수익이 안정적이면서 대표와 팀원들이 인간적인 소규모 회사에 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정을 내렸고, 게임 형식에 대한 선택권은 없으나 스토리의 자율성이 나에게 주어졌으니 친구의 말은 적중한 셈이었다. 심지어 대표님이 오픈 마인드여서 내가 만든 게임 스토리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타이틀과 수익을 모두 배분해 수입 또한 비교할 것 없이 지금이 훨씬 낫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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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고 이 웹툰을 게임 회사 직원들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턴일 뿐인 무경력자 신입 현우의 모습에는 일반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다. 또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처음의 낭만과 열정이 회사 안에서 어떻게 찌들어 가는지를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공통의 문제일 것이다. 마치 미생을 보며 우리가 눈시울을 적시고 희망을 가졌던 것처럼 말이다. 다만 자신의 게임 스토리, 혹은 원화를 빼앗겨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정이 격해져서 컴퓨터를 폭파시켜 버릴지도 모르니 주의하도록 하자. 이 또한 내가 경험해 보았기 때문인데 초반 짐작했던 내용들이 후반에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진심으로 모니터에 주먹을 날릴 뻔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네에 발을 들여놓은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게임 회사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회인이 되기 전에 이 웹툰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 보는 건 어떨까. 현실과는 다르지만,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것만큼은 틀림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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