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흡혈 마법소녀 G짱 - 네? 마법 소녀가 흡혈귀라구요?

위성 | 2015-09-03 23:43

 

 

 

오랜 인류의 적이었던 흡혈귀. 인간의 목에 선명한 이빨자국을 내며 그들의 피를 빨아 생명을 영위하는 존재들. 이 괴물은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해 인류를 지배하고자 하였고, 인류는 그에 맞서 싸우면서 무수한 희생을 낳는다. 흡혈귀의 퀸은 다음 기회를 노리기 위해 오랜 세월을 숨어 지내게 되는데....... 결국 그녀는 방콕에 익숙해져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백수 히키코모리 니트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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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를 읽어 내리자마자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베이글 중딩이 등장하는 천사소녀 네티나 카드캡터 체리, 웨딩 피치, 세일러 문 같은 마법소녀물이 도대체 얼마만이란 말인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자 나는 이 웹툰을 단숨에 읽어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 그런 이야기에 환장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을까? 내 취향은 철저하게 천사소녀 네티였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때면 어김없이 과자 한 봉지를 사들고 들어와 티비 앞에 앉아 오프닝 노래를 따라 불렀다. 내 시력이 나빠진 건 이 마법소녀들 때문이었다. 나뿐만이 아니다. 드라마에 눈을 뜨기 전까지는 등하교길, 쉬는 시간마다 토론이 벌어졌었다. 왜 옷만 갈아입었는데 얼굴을 못 알아보냐, 견습수녀는 수녀보다 패션 디자이너를 하는 게 훨씬 승산 있어 보이지 않느냐, 왜 네티랑 친구 얼굴이 똑같나 등등 비난도 난무했지만 대부분은 셜록스와 네티의 설렘 터지는 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나 고백장면은 가끔 어린시절 만화 이야기가 나올 때면 어김없이 회자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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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작가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가지고 논다. 마치 천사소녀 네티가 괴도루팡과 소녀물을 버무린 것처럼 흡혈귀를 마법소녀에 버무린 것이다. 심지어 지구를 구해야 한다는 걸 보니 히어로 물이다. 그 계기 또한 흥미롭다. 말하는 고양이 시드를 도와주면서 마법소녀가 되어 보자는 영업에 응한다. 심지어 쿨하게, 화끈하게. 이런 코드를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제대로 취향 저격한 것이 분명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익숙한 소재에 고루한 메시지를 담은 것은 재미가 없다고 말이다. 고전으로 갈 거라면 클래식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좋고, 막장으로 갈 거라면 제대로 막장인 것이 좋다. 소위 장기자랑 시간에 어정쩡하게 노는 친구들보다 빼지 않고 노는 친구들이 환호를 받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그런 면에서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들을 빼지 않고 놀게 한다. 약간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캐릭터들이 오버스럽다.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가장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데, 나와 취향의 반대편에 있는 독자들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지도 모르겠다.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들이 하는 대사. 표정과 차림새, 잠깐 등장하는 군중들, 심지어 말풍선까지도 어딘가 과장되어 있다. 흡혈소녀도 설정 상 청순하고 얌전하긴 글렀지만 마법소녀이기까지 하니 오죽할까. 아무래도 마법소녀 청산한 지 이십 년 만에 다시 빠져들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만약 초중고 시절, 티비에서 방영하는 소녀물을 빼먹지 않고 보던 시청자라면 백 번 추천한다. 왜 이런 이야기에 어른이 다 된 소녀들이 열광하는지 모르겠다면, 마법소녀 G짱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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