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레진코믹스] 디어 (2014)

잠뿌리 | 2016-10-02 00:00


* 디어(2014) *


[웹툰 리뷰]디어 (dire) - 에니카(Enica) 싱난다

http://www.lezhin.com/comic/dire

 

2014년에 싱난다 작가, 에니카 작가의 팀 IZY이 레진 코믹스에서 연재 중인 호러 만화.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28화까지 연재됐다.


내용은 평범한 직장인인 주인공의 휴대폰에 발신자 불명의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30일 동안 낮과 밤에 걸쳐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날에 디어라는 존재가 찾아온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괴담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에게 디어를 보여주고 썸을 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사이드 스크롤로 페이지를 넘겨보는 출판 만화 형식으로 제작되었는데, 다른 작품처럼 크로스 뷰어를 지원하지 않아서 웹툰처럼 스크롤을 내려 볼 수 없다.


본편 내용은 옴니버스 스토리라 두 명의 작가가 한 팀이 되어 번갈아가며 에피소드를 그린다.


일단 작화 퀼리티는 상당히 낮다. 배경이 부실한 건 물론이고 캐릭터 인체 비례도 맞지 않아 얼굴에 비해 목이 엄청 길고, 심령현상 연출은 디테일이 엄청나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디어로 추정되는 존재만 해도 그림판으로 검게 칠한 것에 빨간색 입꼬리만 그려 넣은 수준이다. 


작화가 부족하면 연출로 커버를 해야하는데 연출까지 부족해서 총체적 난국이고, 감성적으로는 지향하는 화풍이 순정만화 그림체 같은데 손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컬러는 그림판 컬러 느낌 나는데 각 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주인공 파트에만 들어가 있고, 본편 괴담은 흑백으로 그려져 있어 작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


연재한 지 1년이 다 되가는데 작화와 연출적인 부분에서 전혀 발전이 없어서 쭉 보다 보면 비주얼에 대한 기대치를 완전 내려놓아야 한다. 


스토리적으로 지향하는 건 정통 호러보다는 ‘환상극장’이나 ‘어메이징 스토리’같은데 환상 체험보다 기묘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컨셉으로 잡아서 정확히는 ‘유령캠프’ 스타일에 더 가깝다.


옴니버스 방식이라 각 화마다 독립적인 이야기가 나오는데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각색해서 그린 것이라 의외로 다루는 소재는 다양한 편이다.


약물중독, 정신분열증, 증후군, 애호증 같은 정신병 소재와 미래인, 시간여행, 인체발화 같은 SF 소재에 요정, 소원을 들어주는 구멍, 인어 등 판타지 소재도 나온다.


오히려 귀신이나 심령현상을 다룬 소재를 찾아보기 어렵다.


소재를 다양하게 다룬 건 좋지만 문제는 매 이야기마다 기승전결이 없다는 거다. 어떤 이야기는 기, 결만 있고, 어떤 이야기는 기승전만 있는 등등 기승전결 4가지를 다 갖춘 이야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갑자기 불안감에 시달리다 살인을 저질렀는데 어떤어떤 정신병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거나, 왕따 당하던 소녀가 빡치니까 사람들이 불에 타 죽었는데 마지막에 가서 본인도 불타 죽고는 인체발화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있다 이렇게 끝을 낸다.


특정 소재를 쓰기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짜낸 것 같은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이야기와 소재가 주객전도된 것이다. 


결론은 비추천. 호러물로서 자극적인 장면에 의존하지 않고 귀신이나 심령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정신병, SF, 판타지 다양한 소재를 쓴 것은 좋지만, 그림과 글 전부 부실하고 연재 기간에 비해서 발전의 기미가 전혀 없어서 답이 나오지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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