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흙 속의 진주 - 에이디

므르므즈 | 2016-11-28 01:48

       [웹툰 리뷰]에이디 - 키티콘 김종환


  낭중지추란 말이 있다. 송곳은 언젠가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말로, 능력있는 사람은 무리에서 반드시 눈에 띈다는 의미의 표현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송곳들은 주머니가 너무 깊거나 잡동사니가 너무 많아 튀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공구 주머니엔 튀어나오지 못하는 송곳들이 많이 있다. 여기 이런 송곳이 있다. 여자저차한 사정으로 튀어나오지 못한 아까운 송곳이 있다.


  SF는 다루기 어려운 소재다. 특히 인공지능에 대한 건 더더욱 그렇다. 잘못 적으면 이상해 보이고, 제대로 적어도 지루하기 십상이다. 그 재밌다는 [인터스텔라]도 블랙홀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지루한 구간을 넣어야만 했다. 작품의 설명과 배경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SF에는 필연적으로 설명역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 설명역이 얼마나 맛깔나게 이야기를 전개 시키느냐에 따라서, 설명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구간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작품의 몰입도는 크게 달라진다.


  [에이디]에서 이 설명은 가장 필요한 순간 가장 필요한 부분을 잘라서 이뤄진다. 작품은 처음부터 길게 설정을 늘어놓지 않는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필요성에 따라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의 입을 통해 가장 자연스러운 구도로 전달한다. 길고 긴 대화 장면을 고도로 진화된 AI의 대화라는 설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욱여넣는다. 작품은 설명을 탁월하게 진행한다.


  작품의 구도도 흥미롭다. 나노봇을 이용해 사람들의 정보를 모으는 대기업과 정치판의 유착, 그리고 이를 이용한 언론 플레이와 이에 맞서는 사람들의 싸움이 멋지게 펼쳐진다. 등장인물들의 동기나 캐릭터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실하게 짜여 있기에 다소 복잡하고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임에도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듯 진행된다. 복선 회수에도 능하고 관점을 뒤집는 전개도 매 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뛰어난 작품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자기 주제에 휩쓸리지 않았다. 독자에게 자신이 말하고픈 주제를 분명히 전한다. 덤덤한 그림체가 전해주는 엔딩이 참 인상깊은 작품이다. 현재 베스트 도전에서 1부가 완결된 뒤 2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작가에게 어떤 사정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만화에 열의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싶은 작가다. 작품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간간히 보이는 단점들은 이 작품이 아직 조금 더 다듬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단점을 상쇄할 만큼의 재미와 몰입이 존재하는 작품이다. 이런 작품에 대해 사소한 문제점은 그냥 넘어가줄 수 있다. 그만큼 이 작품은 귀하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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