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거울아 거울아 - 성적 소수자들의 일상을 읉조리다

위성 | 2016-09-24 19:36

 

 

 

게이, 트랜스젠더 등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성적 소수자의 고민과 흔들리는 삶에 대한 이야기. <달댕이는 12년차>로 날카로운 인식을 보여준 다드래기 작가의 신작.

 

쑥개떡 같은 연애 일상툰을 그렸던 다드래기. 사실 나는 그 정겨운 그림체가 좋았던지라 웹툰 ‘거울아 거울아’를 처음 봤을 때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 도대체 왜 갑자기 더 잘 그려진 거지.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니었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말쑥하게 차려 입은 정장보다는 편안한 티에 츄리링을 입은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그럼 그의 신작 ‘거울아 거울아’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웹툰에는 자기 자신을 찾은 세 명의 인물들이 나온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스물네 살 가난한 복학생 오장수다. 평범한 그는 처음부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 이유인 즉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착한 여자 친구와 그냥 사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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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좀 화가 난다. 자신의 성적 취향을 알면서 상대의 마음을 방관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일이니까 말이다. 물론 오장수가 그 여자 친구를 방패막이나 시험해보는 대상으로 만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비겁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노력하면 그가 바뀔 줄 알고 애쓰는 여자나, 스스로도 답답해 어찌할 바 모르는 오장수나 속 터지는 건 매한가지다. ‘아이고, 이 답답이들!’ 소리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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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국 사회적인 시선이 문제인 걸까. 아니면 그런 시선들을 이겨내기엔 너무 큰 용기가 필요해서일까. 개인의 감정은 사적인 것인데, 왜 사회적인 용인이 필요한 걸까. 정말 답답한 건 이 부분이다. 그들이 겪는 갈등은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두고 있는 남자와 그를 여전히 사랑하는 여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데 여기까지는 다른 연인들에게서 있을 수 있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가 마음에 둔 건 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다른 여자도 아닌 남자. 그리고 그가 솔직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의 잣대다.

 

오장수는 종교적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동성애가 죄악이라 주입받고 자라왔을 것이다. 자기 모습 그대로 누군가를 좋아하려면 죄책감을 동반해야만 한다. 그런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고. 네덜란드의 이후 21번째로 미국이 동성애 결혼을 합헌으로 인정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미국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분명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서기가 성경에 위배된다며 동성애 결혼증명 발급을 거부하기도 해 논란이 있었지만, 이 또한 변화를 위한 과정이 아닐까. 한국 역시 오래 전부터 커밍 아웃을 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내 가까운 곳에도 당당하고 멋진 동성애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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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두 이야기들 역시 성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첫 번째가 동성애라면, 두 번째는 성 전환을 꿈꾸는 여자(트랜스젠더)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세 번째는 작가 님의 건강 사정으로 다음 주에 연재가 재개될 예정인 또 다른 성 소수자의 이야기다.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것만큼 작가는 인물들을 묵묵히 관찰하면서 그들의 일상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사실은 별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사랑하고 살아가는 것이 전부인 이들의 목소리를 덤덤하게 담아낸다. 극적이지는 않지만 현실 속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드래기의 웹툰 ‘거울아 거울아’. 무지개를 심볼로 사용하는 그들의 소망처럼 다양성을 인정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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