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작소개 - «어떤 거짓말» 사랑과 연애에 대한 어떤 냉정함

MrCrazyani | 2017-03-23 10:58

[웹툰 리뷰]어떤 거짓말 - 이세형


    «늑대처럼 울어라»로 거친 누아르의 작품 세계를 선보였던 이세형 작가가 사랑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작가는 전작에서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어두운 감정을 누아르라는 장르에서 폭력성을 통해 강렬하게 표현했던 바 있는데요. 신작 «어떤 거짓말»에서도 통속적인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연애와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왜 작품의 제목이 ‘어떤 거짓말’일까요? 작가는 무엇이 거짓말이라고 말하려는 것일까요? 작품의 등장인물이 모이는 공간인 실내악 동호회에서, 유일하게 연애하고 있지 않은 고준호는 연애중인 송하연, 강성민, 김지훈, 신영호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나와 연인 중 한 사람이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면, 당신은 나의 희생을 택하겠습니까, 상대의 죽음을 선택하겠습니까?” 각자의 선택은 다릅니다. 내가 있어야 사랑도 있다는 하연의 말도, 희생하겠다는 성민의 말도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현재와 미래, 지금의 사랑과 다음 사랑을 선택하는 문제로 이해하는 준호에게, 지훈은 이렇게 말합니다. “둘 다 상대방을 위한 선택을 하고, 그 결과 기적처럼 둘 다 살아난다”라고요.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각 인물의 성격과 이야기 진행의 힌트를 주는 놀라운 예고편을 지나, 작가는 사랑은 기적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지훈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웹툰 리뷰]어떤 거짓말 - 이세형

▲ 예고편에서 인물과 이야기에 대한 힌트가 독특한 방법으로 제시됩니다.


    사랑 자체가 거짓말일 수도 있고, 사랑의 맹세가 거짓말일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 기적같다는 지훈의 말이 거짓말일 수도 있고, 믿어지지 않는 이별이 거짓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심층적 감정을 다루었던 전작과, 네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는 예고편에서의 선언을 고려해보면, ‘연애가 곧 사랑’이라는 관념이 거짓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연애가 사랑의 구체적 구현이라는 생각이, 그래서 연애 과정에서 속삭이는 사랑의 말과 맹세, 서로 교류하는 기쁨, 슬픔, 행복, 절망, 충만, 질투 따위의 감정이나 행복한 미래에 대한 약속 같은 것이, 연애의 파국과 함께 그저 허무한 추억으로 변해버린다는 것, 그래서 사랑의 감정과 연애의 경험 모두 거짓말이 되고 만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놀랍게도 지훈의 이야기는 이별로 시작합니다. 게다가 냉정한 이별 뒤에는 불의의 사고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랑의 끝과 이별의 허무함. 길게 남을 미련과 뜻하지 않은 만남, 그리고 오랫동안 살을 맞대고 살았던 사람의 사고. 5화 현재 지훈의 연인 은지의 생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것이 지훈의 감정에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웹툰 리뷰]어떤 거짓말 - 이세형

[웹툰 리뷰]어떤 거짓말 - 이세형

▲ 사랑이라는 감정은 세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야기할까요?


    지훈이 말하는 기적은 무엇일까요? 은지와의 사랑일까요, 아니면 낯선이와의 만남일까요? 혹은 일련의 사건을 겪은 뒤 얻은 통찰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도 아니면 사랑은 기적이라는 지훈의 말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통해 부정되는 것일까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작가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한 주 한 주 따라가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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