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 망상 되감기

므르므즈 | 2017-08-30 13:07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 망상 되감기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과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어느 친구에겐 잘 먹혔던 장난과 농담들이 다른 이에겐 정색할만한 이야깃거리가 되곤 하고, 옆자리에 앉아있는 말 없는 저 친구는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은 왠지 모르게 당하는 이유가 있을 법해서 가까이 가기 꺼림칙하다. 동화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은 이 정답 없는 인간관계 속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기태에게 휘둘리는 아이들을 그려나갔다.  정답을 알려줄 사람도, 이끌어나갈 길도 보이지 않는다면 이렇게 삶은 복잡하고 괴롭기 마련이다. 책 소개글은 이런 왕따 문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이들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들 가운데에서 때로는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아이들 자신과 그들 주위의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왕따를 다루는 작품은 극단적인 방식의 해결에 의존해왔다. 재앙으로 인해 왕따와 일진의 위치가 뒤바뀌게 된 [유쾌한 왕따]에서 일진들을 모조리 때려서 불구로 만들어 카타르시스를 추구한 [소년이여]에 이르기까지. 고민보다는 시원스런 해결이나 왕따 문제의 참상 자체를 표현하는 데 주력하곤 했다. 이런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럼 왕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가?를 묻는다면, 극단적인 면만을 보여줄 수 밖에 없기에 다소 아쉽다곤 할 수 있다. [망상 되감기] 역시 극단적인 판타지와 왕따 문제를 엮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망상 되감기]는 왕따 문제의 해결이나 참상보단, 어떻게 인간관계를 풀어나갈지에 집중한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 망상 되감기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됐던 [소년이여]



  주인공 이상운은 망상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인간 관계 보단 망상에 빠져 살던 상운은 반 내에서 왕따를 당하는 데다가, 그런 그를 괴롭히는 아이까지 있는 형편이라 항상 현실을 도피하는 망상을 하곤 한다. 이런 망상이 도가 지나칠 때면 현실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데, 이럴 때마다 평화유지기관 WDP의 견습요원 현슬아와 반우영은 시간을 되돌리거나 망상의 원인을 제거해 주인공이 능력을 깨우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따돌림받는 아이가 힘을 써서 복수하는 클리셰에 정면으로 반하는 설정인 셈인데 이를 통해 작품은 극단적인 해결책은 정답이 아니라 말하고 있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 망상 되감기

망상만으로 주인공은 학교 건물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


작품은 힘을 통한 복수 대신 정신적 성숙에 중점을 둔다. 좋은 아이가 돼야 한단 강박관념을 가지고 사는 반우영과 뭐든지 해내야 한다 여기는 현슬아는 이상운의 주변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함과 동시에 단순한 골칫덩이에서 정말로 우리와 함께할 수 있고, 친구가 되고 싶어하던 '이상운'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된다.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현실적인 고민과 주인공의 성장을 어필하는 작품의 스토리는 흥미롭기 그지 없다. 


공감가는 판타지를 현실과 결합할 때, 작품의 설정은 몰입을 더한다. 망상에 빠져드는 주인공도, 그런 주인공의 힘을 단순히 망상으로 치부하려드는 WDP도 모두 일리가 있다. 과연 이상운은 망상을 끝마치고 사람들과 더불어 지낼 수 있을까? 자신만의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작품의 포인트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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