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도깨비 언덕에 왜 왔니? -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동화

namu | 2015-08-20 10:34

 

 

 

10살 생일을 맞은 가람이. 생일 파티를 할 생각에 잔뜩 들떠있다. 엄마 아빠는 특별한 생일이니까 가족끼리만 보낼 거라는 묘한 말을 하지만 가람이는 생일 파티에 잔뜩 들떠있는 상태. 친구들 몇 명만 불러오라는 엄마의 말에 조용히 친구 몇 명만 부를 참이었지만 이미 친구 동만이는 가람이의 생일 파티라고 떠들어 놓은 상태. 어쩔 수 없이 친구들을 모두 데려가지만 집에는 생일 상도, 부모님도 있지 않다. 친구들이 놀다가고 어지럽혀진 집안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가람이.

 

근데 갑자기 어디서 들려오는 목소리 ‘가람아 목줄 좀 풀어줄래?’ 다름 아닌 집 앞 마당에서 키우는 개 ‘ 달님이' 달님이는 갑자기 두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가람이와 집을 정리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요리도 한다. 달님이의 대사 중 ‘말 못하는 생물이 어딨어? 단지 못 알아들을 뿐이지. 같은 사람끼리라도 외국인들이 하는 말 알아 들어?’는 진짜 짧은 대사지만 아주 강렬하게 '아.. 그런 건가' 하고 설득되어 버렸다. 달님이의 논리는 대단하다.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시지 않는 부모님.. 달님이는 쪽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 쪽지 안에는 엄마 아빠는 여행을 갈 테니 10대인 너는 이제 혼자서도 잘하리라 믿는다는 내용.. 집에는 먹을 것도 없고 가람이는 분노와 좌절에 빠지지만 달님이가 삶아주는 고구마에 금세 기분이 풀려버리는 천상 어린애다.

 

그 순간 집에 방문한 낯선 너구리 한 마리. 배가 고프다며 삶아 놓은 고구마를 죄다 먹어 치워 버리고 태연하게 맛있게 잘 삶아졌단다. 화가 난 가람이와 달님이에게 떡 하니 한다는 소리가 은혜를 입었으니 맛있는 것을 먹게 해줄 테니 따라오라는 너구리. 둘은 뭔가 찜찜하지만 따라나선다. 구불구불한 동굴 길을 따라가니 금은보석이 가득한 방이 나온다.

 

그곳에는 온갖 진귀한 음식이 즐비하고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달님이는 초까지 꽂아 생일 파티를 해주려 한다. 감동받은 가람이가 한입 하려는 순간 방으로 들이닥치는 악어 병정들.. 여왕 폐하의 방에 침입하였다는 죄로 여왕의 앞으로 불려가게 된다. 너구리는 이미 줄행랑을 친지 오래. 살려달라는 가람이와 달님이의 말에 여왕은 자비를 베풀기로 하겠다며 내일 정오에 성대하게 교수형에 처하겠다 한다. (...) 10살 생일에 죽을 위기에 빠진 가람이. 그리고 달님이는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이 웹툰은 옛날 옛적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 같기도 하고, 어느 한세대에만 공감되게끔 편파 된 내용도 아니다. 어딘가 모르게 옛날에 사촌들과 모두 모여 명절날에 보던 배추도사 무도사, 머털도사, 날아라 슈퍼 보드같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푸근한 느낌이 난다. 어릴 적 동생과 푹빠져 있던 게임 슈퍼마리오가 생각난다. 어머니를 통해 요즘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두 분은 그 게임을 하기 위해 자주 밤을 새우셨다는 거다. 다음날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출근하고 일을 보셨다고 하는데.. 부모님과 같이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놀라웠다. 

 

우리는 유독 ‘역할'에 대한 강요를 받으며 살아왔고 그 ‘역할'극을 수행하며 살아왔다. 부모님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그냥 서로 각자의 역할만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이 만화는 세대 간의 소통의 부재를 이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또 이 같은 느낌은 연륜이 없으면 좀처럼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해외 문화 중 가장 부러운 점은 세대를 아우르는 취미생활을 가족이 함께 즐긴다는 점이다. 제일 충격적이었던 일은 할머니 - 자식 부부 내외 - 손녀 손자 3대가 같은 게임을 하고, 컨벤션까지 같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인 것이고,또 이런 경우도 있었다. 부모와 자식이 같이 게임을 즐기는데 그 게임회사에서 동화책을 출판했다. 워낙 스토리가 탄탄하기로 소문난 게임이어서 팬층이 두꺼운 건 알고 있었지만 코멘트를 보니 자녀가 너무 좋아한다는 내용과 함께 자식도 이제 팬이 될 준비가 됐다고 설렌다는 내용이었다.

오랜 시간 스타워즈의 팬이었는데 자식들까지 함께 시리즈를 기다린다던가 하는 경우도 봤다. 필자가 이와 같은 취미생활 공유에 대해 부러움을 갖는 이유는 단 한가지 세대 간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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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나라 가족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도 백발의 호호 할아버지인데.. 게다가 ‘한국적' 이면서 ‘판타지' 적인 요소가 들어가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동화 같다는 말에 걸맞게 간간이 동화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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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동화는 작가의 연륜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웹툰은 꼭 영화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눈이 어두침침해지셔서 웹툰이나 만화책은 잘 읽지 못하시는 부모님의 손을 먼저 꼭 붙잡고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 생길 수 있게... 개인적으로는 지금 웹툰을 즐기는 세대들이 (필자 포함) 기성세대와 그다음 세대를 위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이 소통의 부재를 끝낼 마지막 세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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