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끝나지 않았어 이제 시동을 켰을 뿐, '시동'

리타 | 2015-11-0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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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동>은 일상에 시동을 켜는 작품

 

공부든, 싸움이든 특출나게 잘하는 것 없는 아이. 아빠없이 엄마에게 걸핏하면 싸대기를 맞고 동네 아이들 삥이나 뜯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그런 아이. 대개 이런 아이들에게 학교는 골머리를 싸매고 사회에서는 손가락질을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은 지치고 어둡기만 해야 할까? 정도의 차이는 있었겠으나 누구나 겪어온 사춘기 다크한 시절을 환하게 비추는 웹툰이 바로 <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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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은 처음 같은 자리에서 시작한 고택일과 우상필의 인생이 갈라져 점점 멀어지는 갈래의 과정을 큰 틀로서 진행시켰다. 고리대금업체에 취업한 우상필은 점점 땀 흘리지 않는 권력에 물들었고, 자장면 집에서 막내처지가 된 고택일은 스스로의 한계를 절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대조를 이루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두 친구의 인생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았는데, 다행히도 후반부로 갈 수록 택일만큼 상필이의 비중이 균형을 맞추어 보기 좋은 엔딩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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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동 재생이 되는 듯한 시간 연출

 

잡지의 컷과 같은 감각적 이미지와 위트 있는 대사에서도 세련미가 느껴지지만, <시동>의 큰 매력은 시간을 통제하는 연출력이다. 이것이 웹툰의 이야기를 줘락 펴락하는 중요한 지점이며 독자들은 작가의 이러한 치밀한 연출에 스크롤 속도를 조절할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스크롤을 내리는 그 물리적 시간의 흐름이 곧 이야기의 재현 시간으로 치환되면서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고택일이 싸대기를 맞고 기절하는 동안 다른 곳의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깰 때쯤 되어 다시 고택일의 모습이 등장한다거나 처음에는 상관없는 인물들이 우연한 장소에서 스칠 때 서로 다른 앵글에서 이야기를 진행시켜나갈 때처럼 동시성을 담아내는 세련된 연출은 영상이 플레이되고 있다는 착각을 만들어낼 정도다.

 

 

연출 시동.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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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 하나 없이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호흡,

나른한 일상이 매력적이었던 회차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er/29832

 

 

주인공 택일이가 낯선 곳에 적응하고 다시 일상이 되고 그 일상에 말이 필요 없이 그저 의성어 몇 개만으로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착각을 만드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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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송이를 수련시키는 공간, 장풍

 

작가는 유려한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 놓고는 여기에 그 시간의 흐름이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는 매력적인 공간을 들여놓는다. 바로 장풍이라는 원주의 짜장면 집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아우라처럼 도인 같은 사장과 권법을 전수하는 도사처럼 이거석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심신이 비실비실한 고택일이 수련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는 셈이다. 이 공간에서 고택일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된다. 마냥 부드러운 사장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카리스마를 가진 거석이형을 통해 독립된 한 사람으로 조금씩 바로 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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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알싸한 촉각, 시원한 싸대기

 

시공간의 완벽한 조화에 화룡정점의 싸대기가 있다. 이야기의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의 싸대기가 등장하는데 이 싸대기의 의미는 다양하다. 배구부 출신 엄마의 사춘기 아들을 대하는 싸대기, 거석이형의 인생선배로서의 싸대기 그리고 소경주가 무서운 사회에서 겪는 거친 싸대기가 그것이다. 이러한 청각과 촉각을 임팩트 있게 던지는 싸대기가 <시동>에 더해져, 노란날라리 고택일의 인생 <시동>을 완성하게 된다.

 

 

싸대기.png

 

연출 싸대기.png

 

 

말할 필요도 없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캐릭터가 바로 이거석일 것이다. 일단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압도적 외모에 매운 손맛을 두루 갖추었다. 눈을 뜨고 잠을 자고 크게 코를 골고 최신가요를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불러대는 미스테리한 형님이기도 하다. 서울에 엄마가 있다면 원주에는 거석이 있는 셈인데 택일이에게 싸대기 세리머니를 전하며 웹툰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건달 시절이 있었다고 해도 엄마의 매가 그러하듯, 거석의 싸대기는 폭력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애송이 택일이를 각성시키는 일종의 무뚝뚝한 배려인 것이다. 그래서 경주가 동네 남자들에게 얻어맞을 때도 쉽게 나서지 않았던 거석의 비겁함이 오히려 좋았다. 아마 이 웹툰을 아직 보지 못했다면 곧 거석이형의 매력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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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이라는 제목은 시시한 일상을 그래도 살아가게 만드는 엔진을 켜는 의식이기도 하고 시간을 움직여 삶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시시한 것은 없으며 그 인생에 활력을 넣어줄 엔진을 꺼뜨리지 않기를 바라는 듯 하다. 그 멋진 질주를 시작하는 통쾌한 시작 음, 부릉부릉~

시동은 완결이 아니라 이제 그저 시동을 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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